서울경제

돈버는 SNS ‘스팀잇’이 뜨는 이유

안병익의 ‘스마트 라이프’

  • 안병익 대표
  • 2018-04-16 17:24:42
  • 기획·연재
이 기사는 포춘코리아 2018년 4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블록체인이 실제 사회에서 제대로 기능을 하는 대표적 사례는 바로 소셜 플랫폼 서비스 ‘스팀잇’(steemit)이다. 스팀잇을 통해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생태계가 우리 사회를 앞으로 어떻게 바꿀지 살펴보자.


돈버는 SNS ‘스팀잇’이 뜨는 이유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사람이 번다’라는 속담이 있다. 현실도 속담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정작 좋은 콘컨텐츠를 만드는 제작자는 돈을 못 벌고, 그것을 서비스하는 플랫폼 사업자만 돈을 번다. 정보, 음악, 소설, 게임, 만화, 기사, SW 등 대부분의 콘텐츠들도 마찬가지다. 열심히 재주를 부리는 컨텐츠 창작자는 많은 돈을 벌지 못한다. 그러나 당연하게 여기던 이런 사회적 구조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에 기반한 SNS ‘스팀잇’도 그런 사례 중 하나다.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은 요즘 가장 핫한 이야기 소재다.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기대하지만, 현실에서 블록체인과 암호화폐가 잘 사용되고 있는 곳을 찾기란 쉽지 않다. 그런 까닭에 스팀잇은 유독 눈에 띌 수밖에 없다.

페이스북 같은 기존 SNS는 좋은 글을 써서 그것이 엄청나게 많이 공유돼도 아무런 보상이 없다. 반면 스팀잇은 좋은 글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새로운 소셜 플랫폼이다. 스팀잇에서는 페이스북의 ‘좋아요’와 비슷한 ‘업보트(upvote)’를 많이 받은 글이 보팅 숫자에 비례해 ‘스팀달러’라는 암호화폐를 보상으로 받는다. 스팀잇은 소셜 플랫폼 중 처음으로 토큰 이코노미를 구현해 급격한 성장을 하며 사람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머지않아 스팀잇이 페이스북이나 유튜브 같은 소셜미디어, 심지어 구글까지도 위협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스팀잇은 네드 스캇(Ned Scott)과 댄 라이머(Daniel Larimer)가 2016년 4월 시작한 블록체인 기반 소셜 플랫폼 서비스다. 댄 라이머는 비트쉐어(BitShare)와 3세대 블록체인의 대표 주자인 이오스(EOS)코인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영향력 있는 개발자다. 스팀잇 플랫폼은 현재 영어, 중국어, 독일어, 스페인어, 한국어, 러시아어, 프랑스어, 포르투갈어가 지원된다. kr에 들어가면 한국어로 된 게시물을 볼 수 있다. 현재 스팀잇을 사용하는 ‘스티머’는 대략 75만 명이 넘는다. 월 활동자 수가 약 1,000만 명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스팀잇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스팀잇 방문자가 크게 늘고 있다. 전체 방문자 트래픽 중 11%가 한국에서 발생하고 있다.

보팅은 내 돈을 들이지 않고도 남을 칭찬해 상대방을 즐겁게 할 수 있다. 이 기능은 기존 SNS의 ‘좋아요’와 유사하다. 그러나 보팅은 ‘좋아요’와 다르게 창작자가 보팅을 통해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암호화폐를 받게 된다. “아직도 저커버그를 위해 무료봉사를 합니까?”라는 말은 스팀잇이 온라인 콘텐츠 유료화를 이끌어낸 선두주자로, 기존 소셜미디어에 미치는 영향을 잘 설명하는 글이다.

모든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는 건 스팀잇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이다. 블록체인 기반이라 모든 것이 장부에 저장되고 삭제되지 않는다. 스팀잇의 보상 시스템은 콘텐츠 시장에 큰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 스팀잇에 참여하는 창작자들은 책을 출판했을 때보다 스팀잇에 글을 썼을 때 두 배 가량 높은 수익을 올린다고 한다.


스팀잇을 사용하는 방법은 SNS나 블로그와 크게 다르지 않다. 누구든지 자신이 제작한 콘텐츠를 올릴 수 있고, 다른 사람들이 그 콘텐츠가 마음에 들면 ‘업보트’를 누른다. 창작자가 올린 콘텐츠에 업보트가 많을수록 더 많은 암호화폐를 보상으로 받는다. 스팀잇은 보상을 통해 양질의 콘텐츠 제작자들을 스팀잇 플랫폼으로 끌어들이고 공정하고 투명한 커뮤니티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스티머(Steemer)가 올린 콘텐츠는 블록체인에 기록된다. 이 때문에 스팀잇에 올린 콘텐츠는 7일이 지나면 수정이나 삭제가 불가능하다. 7일 이내에 받은 업보트가 콘텐츠 제작자에겐 ‘보상의 기준’이 된다. 그렇다고 콘텐츠 제작자에게만 보상이 돌아가는 건 아니다. 콘텐츠에 추천을 눌러주는 스티머들에게도 보상이 돌아간다. 콘텐츠를 통해 얻은 수익의 75%는 제작자에게, 25%는 업보트 한 추천자에게 돌아간다. 추천자에게도 수익을 배분하는 이유는 창작자에게만 보상을 할 경우 추천 활동이 저조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스팀잇에서 보상으로 지급되는 암호화폐는 세 가지 종류다. 스팀(Steem), 스팀파워(Steem Power), 스팀달러(Steem Dollars)다. ‘스팀’은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암호화폐다. 스팀파워는 영향력을 나타내는 것으로, 스팀파워를 많이 보유한 스티머가 다른 스티머의 글에 투표하면 영향력에 따라 보상 크기가 달라진다. 스팀달러는 최소 미국 1달러의 가치가 보장되는 토큰으로 일종의 안전한 자산이다. 이 같은 암호화폐들은 ‘스팀잇’이라는 생태계가 돌아가는데 필요한 주 원료로 쓰이고 있다.

스팀잇은 자본과 부채로 자금을 조달한다. 시장에서 매수한 코인을 13주 동안 유동성이 제한된 형태로 두면 스팀파워(Steem Power)가 된다. 스팀파워가 없으면 속도가 느려 글쓰기가 매우 어려워진다. 스팀 커뮤니티는 콘텐츠를 작가로부터 받는 것을 부채로 인식한다. 이 부채가 스팀달러다. 이 스팀달러는 스팀으로 전환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SNS나 콘텐츠 플랫폼은 광고를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제대로 된 콘텐츠보다는 광고성 게시물이 많다 보니 전반적으로 품질이 떨어지고 좋은 콘텐츠 글을 찾기가 어렵다. 하지만 스팀잇은 양질의 콘텐츠를 올리면 수익을 얻는 구조라 광고가 필요 없다. 창작자와 독자가 모두 이익을 볼 수 있는 플랫폼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공정하고 투명한 평가와 보상이 가능해 자연스럽게 질 좋은 콘텐츠가 많아지고 공정한 평가가 이뤄진다.

스팀잇은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이 꿈꾸는 신뢰성 있는 정보 네트워크와 보상체계를 대표적으로 구축한 사례다. 모든 참여자가 공정하게 평가받고, 기여한 만큼 보상받는 투명한 시스템은 앞으로 모든 서비스와 시스템이 혁신해 나가야 할 이정표라 할 수 있다.


※ 편집자주 : 외부 필자의 글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돈버는 SNS ‘스팀잇’이 뜨는 이유

안병익 대표는…
국내 위치기반 기술의 대표주자다. 한국지리정보 소프트웨어 협회 이사, 한국공간정보학회 상임이사, 한국LBS산업협의회 이사를 역임했다. 지난 2000년부터 2009년까지 포인트아이 대표이사를 지냈고, 지난 2010년 위치기반 사회관계망서비스 씨온(현 식신 주식회사)을 창업해 현재 운영 중이다. 건국대학교 정보통신대학원 겸임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글_안병익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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