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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아침햇살이 베트남 국민음료? 주모, 여기 국뽕 한 사발 말아주시오![WHY]

  • 김한빛 기자
  • 2020-04-19 09:52:02
  • 생활
[영상] 아침햇살이 베트남 국민음료? 주모, 여기 국뽕 한 사발 말아주시오![WHY]

‘국뽕’, 국가에 대한 자긍심에 과도하게 도취돼 무조건적으로 한국을 찬양하는 행태를 비꼬는 말. ‘Do you know BTS?’ 일명 ‘두 유 노 시리즈’라고 불리는 이 표현은 주로 한국 기자들이 외국인이나 외국인 스타를 만나면 물어보는 질문에서 시작되었는데요. 우리가 자부심을 가질만한 인물이나 캐릭터 또는 문화를 알고 있는지 물으며 은근슬쩍 자랑하는 게 포인트죠.

특히 최근엔 국난 극복을 위해 대구로 달려간 의료봉사자들의 시민의식, 봉준호 감독의 오스카상 수상, 넷플릭스 각 국가별 차트 1위에 오른 드라마 ‘킹덤2’ 등이 이슈로 떠오르면서 대한민국 사람들이 국뽕 바이브를 이어가기에 충분한 나날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여기 여러분이 모르고 계실만한 국뽕 콘텐츠 한 가지 더 있습니다. 베트남 음료 시장의 최강자였던 코카콜라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한 음료가 있으니 바로 음료 ‘아침햇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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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햇살은 1999년 한국 기업 웅진식품이 출시했습니다. 세계 최초로 출시한 쌀 음료라는 점이 주목받아 큰 인기를 끌었죠. 그 밖에도 웅진식품은 외국계 탄산음료와 과일주스가 한국 음료 시장을 장악하던 당시 인삼 달이는 기술을 활용한 한국적 음료인 ‘가을대추(1995년 출시)’, (조)매실 열풍을 불러온 ‘초록매실(1999년 출시)’ 등 잇따라 히트작을 내며 성공적인 음료 기업의 길을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2013년 12월, 모기업인 웅진그룹이 흔들리기 시작되며 웅진식품 역시 타격을 입습니다. ‘웅진코웨이’로 유명한 웅진그룹은 건설과 화학 등 다양한 분야로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다 결국 법정관리까지 들어가게 되는데요. 이에 웅진그룹은 웅진코웨이와 웅진식품 등 알짜 계열사를 매각하기로 결정하기에 이릅니다. 웅진식품의 주인은 웅진그룹에서 국내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로 바뀌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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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큰 위기 속에서 웅진식품은 새로운 기회를 모색합니다. 바로 해외 시장으로의 진출이죠. 웅진식품은 자사의 음료 제품들이 탄산음료보다 건강 음료에 관심이 높은 중국과 동남아 등 아시아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 수 있으리라 직감합니다. 예상은 맞아떨어졌는데 특히 ‘아침햇살’이 베트남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둡니다. 베트남 국민들에게도 익숙한 쌀이라는 주재료와 은근한 단맛 덕분이었죠. 아침햇살은 2014년 베트남에 출시된 이래 줄곧 뜨거운 인기를 누립니다. 베트남에서 아침햇살의 가격은 1.5L 기준 3,000~4,000원. 같은 용량의 코카콜라(약 680원)의 5배에 달하는 가격이지만 특유의 고급스럽고 부드러운 맛에 고소득층, 젊은 층이 아침 대용으로 찾고 있는 음료로 자리 잡았습니다. 2016년도에는 아침햇살이 20억병 생산을 돌파하기까지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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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햇살의 뜨거운 인기는 대만 식품기업들이 웅진식품에 관심을 갖는 계기도 됩니다. 실제로 2019년 3월 웅진식품은 대만의 대형식품기업인 ‘퉁이그룹’에 매각됐죠. 한국에서 시작한 식품기업이 이제는 아시아 전체를 타겟으로 하는 대형기업으로 우뚝 설 기회를 얻게 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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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베트남에서는 아침햇살뿐 아니라 수많은 한국의 ‘음료’들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삼육두유의 ‘검은콩 호두와 아몬드’는 베트남 두유 시장의 90%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죠. 베트남에서도 뽀통령인 뽀로로를 앞세운 뽀로로 음료, 박항서 감독 얼굴이 프린팅된 박카스 등도 모두 모두 베트남 국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하죠. 한국 음식도 빠질 수 없습니다. 불닭볶음면, 초코파이, 라면 등이 베트남 젊은 층을 중심으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고 하네요. 한국 식품과 음료 등이 워낙 인기가 높다 보니 중국업체들이 한국 매장인 것처럼 가게를 꾸며 영업하는 사례도 있다고 합니다. 이 정도면 한국 자부심을 가져도 충분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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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출발해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식품이 된 아침햇살, morning rice! 비록 지금은 대만 기업의 상품이 됐지만 아침햇살을 개발한 것은 우리 국민이죠. 이 정도면 두 유 노 클럽에 들어가도 손색없지 않을까요? 다만 과도한 ‘국뽕’에 심취해 상황판단력이 흐려지는 지경까지 가는 건 안 되겠습니다. 나라의 자랑거리를 뽐내는 것도 좋지만 문제점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우리의 ‘국뽕’이 ‘애국심’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 테니까요.
/김한빛 인턴기자 one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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