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혼다를 타고 온다.” 혼다의 광고 문구입니다. 터프한 맛은 없지만 혼다 바이크와 함께 행복한 삶을 상상케 하는, 단순하고도 힘 있는 문장이죠. 저도 그동안 슈퍼커브(
시승기 클릭), MSX125, 벤리(
클릭), CBR125R, NC750X(
클릭) 등등 혼다 바이크를 찔끔찔끔 시승해 보면서 어렴풋하게나마 혼다의 지향점에 공감해왔습니다.
별로 안 궁금하실 이야기는 그만 하고(…) 혼다코리아가 최근 들어 슈퍼커브와 골드윙 신차를 잇따라 출시했습니다. 둘 다 혼다에도, 라이더들에게도 중요한 모델이죠. 슈퍼커브는 국내에선 배달 바이크로 종종 폄하되지만 무려
출시 60주년, 전세계 1억대 판매란 기록을 보유한 혼다 기술력의 상징과도 같은 바이크입니다. 저도 예전엔 뭣도 몰랐지만 반성하고 있습니다.
| 귀여우면서 똑똑하면서 야무진 느낌의 슈퍼커브. /사진제공=혼다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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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골드윙은 혼다 바이크들 중에서 제일 비싸고 고급진 모델이죠. 슈퍼커브에 비해서 짧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역사가 이미 43년이나 됐고, 이번에 출시된
2018 올 뉴 골드윙은 17년 만의 풀체인지 모델입니다.
| 2018 올 뉴 골드윙. /사진제공=혼다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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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제가 골드윙에 딱히 관심이 있었던 적도 없었고 앞으로도 탈 일이 없을 것 같아서 아는 바가 별로 없었는데, 신차 출시 행사에서 설명을 듣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 사람이 무식하면 보는 것마다 신기하고 그릏거든요...(해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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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슈퍼커브부터 봅시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한국 오너들의 요청 사항을 반영한 ‘한국 전용 사양’입니다. 프론트 브레이크를 드럼에서 디스크로 바꿨고 LED 헤드라이트가 달렸습니다.
| 반짝이는 LED 헤드라이트! /사진제공=혼다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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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기판에는 기어 변속 표시가 추가됐습니다. 이런 편의사양 너무 좋지 말입니다.
| 계기판의 기어 표시. 저처럼 맨날 몇 단인지 헷갈리는 사람에겐 꿀.../사진제공=혼다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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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어 캐리어의 크기도 커졌습니다. 혼다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013년 국내 출시 후 지금까지 5,000대 가량 팔렸는데 이 중 60%는 상용으로 추정된다고 하네요. 상용이 아닌 승용도 짐대가 크면 편리하긴 하죠.
| ‘모든 사람들에게 생활의 가능성을 넓히는 기쁨을 제공한다’고 혼다 창업자 혼다 소이치로가 말했죠. 짐대가 넓어지면 바이크로 할 수 있는 일이 더더더 늘어납니다./ 사진제공=혼다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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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슈퍼커브 출시 행사장에 전시된 신형 슈퍼커브. 슈퍼커브 1억대 판매-출시 60주년 기념 장식이 귀염 터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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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사장 한켠에는 1958년 태어난 오리지널 슈퍼커브도 전시돼 눈길을 끌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신차가 아무리 예뻐도 클래식한 이쁨을 따라잡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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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터당 62.5㎞(2018년식 기준)의 연비와 검증된 내구성은 기본. 2018 슈퍼 커브 구매자 모두에게 ‘2년간 주행거리 무제한 보증’ 혜택이 제공됩니다.
그럼 2년간 무지막지하게 달리고 무료로 수리받으면 좋을 것 같죠? 그런데 슈퍼커브가 그렇게 쉽사리 고장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혼다코리아가 밝힌
슈퍼커브의 연간 판매 목표는 2,300~3,000대 수준. 사실 슈퍼커브 오너들은 슈퍼커브가 ‘배달용’으로만 비춰지는 게 아쉬울 수 있을 텐데, 혼다코리아에서는 현재 6대 4인 상용-승용 판매 비중에 굳이 변화를 추구할 계획은 없다고 합니다. 2018 슈퍼커브는 빨강, 베이지, 녹색 등 3가지 색깔이고 가격은 237만원입니다.
제품이 잘 만들어져 나왔으니 판매망도 따라줘야겠죠. 현재 전국 혼다 유통망은 총 64곳, 연말까지 4곳이 추가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모든 매장은 ‘1 루프(Roof) 3S’를 구현합니다. 한 매장에서 바이크 판매(Sales), 수리(Service), 부품 구입(Spare parts)까지 소화한다는 의미입니다.
슈퍼커브가 혼다 모터사이클의 ‘알파’라면 이제 살펴볼 골드윙은 ‘오메가’ 같은 모델입니다. 끝판왕이랄까요. 이번에 출시된 2018 올 뉴 골드윙은 17년 만의 풀체인지 모델이라는 점…도 중요하지만, 편의 사양이 어마무시합니다. 7단 DCT, 에어백은 그렇다 쳐도 ‘워킹 모드(
※세 가지 모두 골드윙 투어 DCT 모델만 해당)’가 대단합니다. 후진 기능은 원래 있었는데, 더 발전된 워킹 모드는 버튼만 누르면 앞으로 저속 전진, 뒤로 저속 후진이 됩니다. 좁은 길에서 유턴이나 후진하느라 바둥거렸던 날들이 머릿속에 떠오르며(눈물)…놀라울 따름입니다.
| 사륜차 급의 계기판. /사진제공=혼다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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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윈드 스크린은 무려 전동식입니다. 버튼만으로 조절 가능...(무릎 꿇음)/사진제공=혼다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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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뉴 골드윙은 모터사이클로선 유일하게 수평대향 6기통 1,833㏄ 엔진을 자랑하고, 최고출력 126마련에 최대토크 17.3㎏·m입니다. 그러면서도 엔진 크기가 줄었고 경량화도 이뤄지면서 공차중량이 이전 모델보다 40㎏ 줄어든 365㎏(기본 모델 기준)이라네요. 저에겐 넘사벽인 무게지만 중심이 낮게 만들어져 생각보다는(!) 가벼운 느낌이라고 합니다. 가격은 확실히 넘사벽입니다. 기본 모델이 3,250만원, 골드윙 투어 DCT 모델은 4,150만원. 비싼 가격에도 워낙 투어러의 대명사다보니 지난 2004년 국내 첫 출시 이후 1,900대 가량 팔렸습니다. 2018 올 뉴 골드윙의 연간 판매목표는 400대 정도라고 하네요.
마지막으로 사진 한 장 보고 가시길 바랍니다. 골드윙의 과거 모델들입니다. 첫 번째 모델은 1972년 공개된 ‘프로젝트 M1’, 골드윙의 프로토타입입니다. 전혀 지금의 골드윙같지 않다는 점!
| 1972년, 프로젝트 M1. 사진만으로는 감이 잘 안 오지만 배기량 1,470cc의 대형 바이크입니다. /사진제공=혼다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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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최초의 골드윙 모델인 GL1000이 1975년에 등장하게 됩니다.
| 1975년, GL1000. /사진=혼다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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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과 같은 골드윙의 모습이 갖춰진 건 1982년입니다. 이거 심하게 예쁘지 않습니까?
| 1982년, GL1100 골드윙. /사진제공=혼다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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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저렇게 크고 무거운 바이크를 탈 날이 오진 않을 것 같지만, 모터사이클에 적용되는 기술이 저렇게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이 반갑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클래식 바이크들에도 마구마구 도입되길 바라며(과연…) 저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다음 번 두유바이크에서 또 만나요!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