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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무열이 ‘인랑’을 통해 호연을 선보이며 다시 한 번 믿고 보는 배우임을 입증했다.
김지운 감독의 신작으로 숱한 화제를 모아온 영화 ‘인랑’에서 김무열은 공안부 차장 ‘한상우’ 역을 맡아 인상 깊은 연기를 펼쳤다. 극 중 한상우는 ‘임중경’(강동원 분)과 과거 트라우마를 함께 겪은 특기대 동기지만, 현재는 특기대와 각을 세우는 공안부에서 임중경을 견제하는 역할이다.
김무열은 이번 작품에서 친구의 다정함과 적의 비열함을 자유롭게 오가며 흔들림 없는 연기를 보여줬다. 그는 강동원, 한효주와의 대립각으로 느와르적 긴장감을 팽팽하게 이끌었으며, 러닝타임 내내 점층적으로 축적한 감정들을 후반부에 폭발시켜 깊은 인상을 남겼다. 특히 김무열은 진폭이 큰 감정 연기와 눈을 뗄 수 없는 총격 액션, 카체이싱까지 완벽하게 소화해 그야말로 ‘하드캐리’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김무열은 그 동안 스펙트럼 넓은 캐릭터를 각양 각색의 매력으로 소화해왔다. 영화 ‘은교’를 통해 작가로서 부족한 감수성에 좌절하는 모습부터 스승에 대한 열등감, 그리고 결국 파멸에 이르기까지의 모습을 농도 깊게 표현했다면, ‘연평해전’에서는 마음 따뜻한 원칙주의자 해군 대위로 분해 우직한 매력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대립군’에서는 민초를 대변하는 캐릭터로서 전쟁 속 왕을 호위하는 것과 동료들을 지키는 것 사이에서의 갈등을 입체적으로 표현해 설득력을 더했고, 반전의 키를 쥐고 선악을 넘나들었던 ‘기억의 밤’ 역시 관객과 평단의 호평세례를 받았다. 한 작품 안에서도 어느 한 얼굴에 머무르지 않고 스스로 다양하게 변주하며 안정감을 잃지 않는 것이 김무열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이다.
‘인랑’의 김지운 감독 역시 “김무열은 다른 악당들에게서 나올 수 없는 분위기를 지녔다. 선한 느낌과 비릿한 느낌을 동시에 줄 수 있는 복합적인 표정을 구사한다. 이번 영화는 김무열의 진화된, 그의 복잡한 내면의 세계를 표현하는 영화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편 김무열은 최근 영화 ‘악인전’ 출연을 확정 지었다. ‘악인전’에서 한 번 눈에 들어온 범인은 절대 놓치지 않는 형사 ‘정태석’을 맡아 마동석과 호흡을 맞추는 김무열의 활약에 다시 한 번 기대가 모인다.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