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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이라고 하면 유튜브를 떠올리듯이 오디오하면 스푼라디오를 떠올리는 시대가 올 것입니다. 오디오 콘텐츠 시장은 절대 강자가 없는 만큼 적극적인 서비스 확장을 통해 ‘아시아 넘버원 오디오 플랫폼’으로 자리잡겠습니다.”
‘엄마, 아빠는 모르는 우리들만의 라디오’라는 별칭으로 유명한 스푼라디오를 운영 중인 마이쿤의 최혁재(39·사진) 대표는 31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궁극적으로는 대한민국을 넘어 아시아 넘버원 오디오 플랫폼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그는 “1020세대가 나이 들면서 이들에게는 라디오가 바로 ‘스푼’이고, 스푼을 들으면서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고 잠에 들게 될 것”이라며 “누군가의 화려한 삶을 비췄던 유튜브 등 동영상 채널이 아니라 마음 속 깊은 이야기를 세상을 향해 쏟아내는 의미 있는 플랫폼으로 자리잡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스푼은 생방송 라디오 채널인 ‘라디오’, 녹음 클립을 올리는 ‘캐스트’, 오디오 전용 드라마 ‘툰’, 오디오 수다방 ‘톡’ 등 4개 카테고리로 구성돼 있다. 18~25세가 전체 이용자의 80%를 차지하며 10대 중반과 25~30세가 15%를 차지한다. 대부분이 10~20대 젊은 층으로 구성된 셈이다. 최 대표는 “이들 젊은 층이 나이를 먹으면서 30대가 되더라도 스푼의 충성 고객으로 남게 되고 스푼의 고객 저변이 확대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오디오가 중독성이 높은 콘텐츠인 만큼 일상 생활의 필수품인 오디오 플랫폼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스푼의 국내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는 200만을 돌파했으며 이런 추세라면 연내 500만 돌파 기록을 세울 전망이다. 국내는 물론 해외 진출도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진출에 이어 올 4월 일본 서비스도 론칭했다. 진출 1년이 채 되지 않는 해외에서는 50만 다운로드를 넘어 올해 200만을 예상하고 있다. 특히 오디오 콘텐츠에 대한 팬덤이 있는 일본을 기대하고 있다.
비즈니스 모델도 탄탄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 아프리카TV의 별풍선 개념을 도입, 이용자가 방송을 듣다가 비제이(브로드캐스트 자키)에게 현금을 보낼 수 있다. 플랫폼을 제공하는 마이쿤은 40%의 수수료를 가져간다. 이미 월 소득 1,000만원이 넘는 고소득 비제이가 수십명에 달하고 있다.
최 대표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에 입사해 중소기업 개발팀을 거쳐 대기업(LG전자)으로 이직한 이력을 갖고 있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소프트웨어 개발만큼은 누구보다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나만의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열망이 커졌고, 2012년 12월 24일 길거리에 나가 충전한 스마트폰 배터리를 싼 가격에 팔면서 창업대열에 합류했다. 사업은 급속하게 성장했다. 회사 설립 이듬해에는 누적 회원 20만명에 누적 매출이 10억원을 넘었다. 편의점과 제휴해 교환 서비스를 내놓았고, 보조배터리 렌털 서비스도 준비했다. 벤처캐피털로부터 20억원의 투자가 들어올 예정인 데다 유명 편의점 브랜드와 대규모 계약 체결도 목전에 두고 있었다. 하지만 2015년 봄 갤럭시S6가 출시되면서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됐다. 2015년 가을께 투자금 7억원은 허공으로 날아갔고, 빚은 3억원이 넘게 쌓였다.
폐업 위기를 겪던 최 대표는 우여곡절 끝에 오디오 서비스에 착안, 2015년 10월 ‘스푼’을 런칭했다. 처음에는 5분 이내의 녹음 클립만 올릴 수 있었는데, 어느 순간 유저들이 자연스럽게 라디오 방송을 하기 시작했다. 최 대표는 “오디오 서비스라 비즈니스 모델이 걱정이었는데 방송을 붙이면 이런 문제도 자연스럽게 풀릴 것으로 판단했다”면서 “다행스럽게도 대기업이 유튜브나 아프리카TV 등 동영상 방송에는 손을 댔지만 오디오 시장에는 관심을 두지 않아 스타트업이 진출해도 기회가 있다고 믿었다”고 회고했다.
/정민정기자 jmin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