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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논란 속에서 ‘오늘밤 김제동’이 스타트를 끊었다. ‘젊은 시사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는 취지에서 시작했지만 김제동의 출연부터 프로그램의 방식까지 시청자들의 우려가 상당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제동과 제작진의 자신감은 꺾이지 않았다. ‘오늘밤 김제동’은 소통과 공감을 중심으로 더 나아질 앞으로를 약속했다.
12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한 카페에서 KBS1 시사 토크쇼 ‘오늘밤 김제동’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정병권 CP, 강윤기 팀장, 김범수 PD, 김제동이 참석해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 10일 첫 방송된 ‘오늘밤 김제동’은 시민들의 눈높이에서 오늘의 이슈를 쉽고 재밌게 풀어나가는 색다른 포맷의 시사 토크쇼 프로그램이다. 매일 밤 30분간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오늘밤 김제동’에서는 하루 동안 가장 뜨거웠던 이슈를 김제동의 언어로 전달한다.
정병권 CP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된 배경에 대해 “PD들이 시사프로그램을 제작해야 한다는 여러 공감대들이 있었다”며 “기존의 시사프로그램들은 어렵고 딱딱하고 최근 변화된 미디어 환경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시청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시사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느꼈고 그 결과물이 ‘오늘밤 김제동’으로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김제동은 출연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 “똑같은 콩이라도 두부를 만들기도 하고 비지, 메주를 만들기도 한다”며 “뉴스의 재료로 뉴스 형태를 만들기도 하고 다른 형태로 제작할 수도 있다. 하루 동안 일어난 일들을 PD들의 눈으로 전하고 싶은 마음에 공감했다. 사람들은 단순히 뉴스의 소비자가 아니라 공급자이기도 하다. 우리가 살아온 이야기를 하는, 우리의 목소리를 담는 프로그램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출연하게 됐다”고 말했다.
강윤기 팀장은 “단순히 이슈를 전달하는 공급자 중심의 프로가 아닌, 소비자들이 공감하고 그들의 눈높이에 맞춘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었다”며 “소통하는 능력에서는 김제동 씨가 아주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다른 이유는 없다”고 김제동을 섭외한 이유를 밝혔다.
‘오늘밤 김제동’은 방송 이전부터 여러 가지 논란으로 뜨거웠던 프로그램이다. 가장 많은 우려가 쏟아졌던 부분은 그동안 정치적 성향을 가감 없이 드러냈던 김제동이 시사프로그램의 진행을 맡았다는 점. 주관을 내려놓고 공정한 시선으로 하루의 이슈를 전달해야 하는 프로그램에서 김제동이 진행자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겠냐는 지적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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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동은 “프로그램을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게 ‘어떤 자세를 잡을까’였다”며 정치적 편향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이 프로그램에서는 좌 편향도 안되지만 우 편향도 안된다. 기계적 중립 또한 지양해야 한다”며 “편향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은 사람들은 교황에게도 편향을 이야기한다. 저쪽에서 보면 이쪽이 편향이고, 이쪽에서 보면 저쪽이 편향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를 지켜봐 주시면 좋겠다”며 “중립의 의미가 무엇인지 늘 지켜보고 끊임없이 말씀을 듣겠다. PD님들이 섭외한 전문가, 출연자들의 말씀을 잘 전달하겠다”고 덧붙였다.
강윤기 팀장은 “‘오늘밤 김제동’은 찬반, 보수 진보가 나뉘어서 설전을 벌이는 프로그램이 아닌 이슈를 가지고 소통하고 공감하는 프로그램”이라며 “어제 방송에서도 남북, 북미간의 이슈를 정확하게 우리만의 시각으로 편향적이지 않게 잘 다뤘다고 생각한다. 균형성의 부분은 걱정하실 필요가 없을 것 같다”고 단언했다.
시청률 면에서도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2.8%를 기록했던 1회와 달리 2회에서는 2.3%로 시청률이 하락하긴 했지만 제작진은 3059 시청층을 잡았다는 점에서 의미를 뒀다.
강윤기 팀장은 “2회 시청률이 하락하긴 했지만 그 폭이 적었다”며 “우리의 목적은 3059 시청자들이 다시 KBS1 콘텐츠를 소비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1회 방송에서 3059 비중이 35%였는데 2회에서는 44%로 늘어났다. 우리가 목표했던 프로그램의 성격대로 잘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시청률은 그 다음의 문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20대를 중심으로 한 젊은층의 시청자들이 현저히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강윤기 팀장은 “여러가지 플랫폼을 이용해 방송을 공유하려고 한다”며 “프로그램의 기획 자체가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 된 방송이다. 세트부터 이미지까지 모바일 친화적으로 만들려고 노력 중이다. 영상을 다양한 방식으로 유통해 젊은 시청자들이 소비할 수 있도록 설계하고 있다”고 전했다.
끝으로 김제동은 “이 프로그램을 하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는 주무시기 전에 따뜻한 밤 라디오 같은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며 “보시고 난 다음에 ‘오늘 하루 잘 끝냈다’ 하고 주무실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됐으면 한다. 방송 전에 논란도 많았다. 하지만 뉴스는 뉴스대로, 이런 프로그램은 이런 프로그램대로 다 잘 돼서 좋은 프로그램으로 남을 수 있었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한편 ‘오늘밤 김제동’은 매주 월~목 오후 11시 30분에 방송된다.
/김다운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