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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월화드라마 ‘백일의 낭군님’(극본 노지설, 연출 이종재, 제작 에이스토리) 완전무결 왕세자 이율에서 ‘아.쓰.남(아무짝에도 쓰잘데기 없는 남정네)’ 원득으로 전락하면서 1인 2역 연기를 선보인 도경수. 이에 시청자들로부터 “한 명만 고를 수 없다”, “율과 원득, 둘 다 보고 싶어서 불편하다”는 재밌는 반응을 만들어낸 율과 원득의 같지만 다른 점을 비교, 분석해봤다.
#같지만
매사 “지금 나만 불편한가”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던 까칠한 왕세자 율. ‘제 버릇 개 못 준다’는 속담처럼 기억 소실 원득이 되어서도 “이 상황, 나만 불편한가”라는 말버릇은 버리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홍심(남지현)과 첫날밤을 보내야 하는 상황도, 금방 무너질 것처럼 낡은 집도, 마을 사람들의 탐탁지 않은 눈길도 전부 불편했기 때문. 하나부터 열까지 불편한 가운데, 모든 것이 최고급으로 갖춰진 궐내에서의 기억만은 잃지 않은 덕분에 혼인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 고리대금 빚더미에 앉게 됐다.
어딜 가도 먹히는 잘생긴 외모와 거침없는 언행 역시 달라지지 않았다. 자신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드는 사람이 있다면, 그 상대가 아버지든 세자빈이든 항상 싸늘하고 살벌하게 말했던 율. 얼굴에 손을 뻗는 끝녀(이민지)에게 “어디 더러운 손을 감히”라며 윽박을 지르고, 남의 집에 차려진 진수성찬을 먹고 나서도 “내 허기가 져 먹기는 먹었다만, 전반적으로 불편한 맛이다”라는 원득의 모습도 그와 다를 것이 전혀 없었다.
#다르다
율과 원득 사이에 가장 두드러지는 차이점은 바로 능력치. 문무를 모두 겸비한 율은 일거수일투족에 한 치의 흐트러짐이 없는 왕세자였다. 대신들에게 어려운 문제를 출제해 곤란한 상황을 만들고, 미세한 증거만으로도 암살 배후를 스스로 알아냈다. 하지만 자신이 이렇게 대단한 사람이었음을 알 리 없는 원득은 그저 송주현 마을 전체에 소문난 ‘아.쓰.남’에 불과했다. 자신을 암살하려는 좌의정 김차언(조성하) 앞에서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던 세자였지만, 이제는 생쥐와 거머리를 무서워하고 기본 중의 기본인 물독 지는 법도 모르는 처지가 된 것.
언행에 거침없는 과감한 성격에는 차이가 없었지만, 홍심 앞에서 보여준 원득의 태도는 율과 확연히 달랐다. 매번 “나는 그런 일을 하겠다, 동의한 적이 없다”고 말하면서도 자신이 진 빚을 갚기 위해 궂은일을 하러 나섰다. 물론, 홍심의 강요가 있었지만 말이다. 또한, 점차 송주현 마을 사람들과 가까이 지내고, 자신이 홍심을 연모했다는 말에 마음이 흔들리는 원득. 누구에게도 마음을 열 것 같지 않은 차가운 율과는 또 다른 모습이었다.
까칠하지만 안쓰러운 율과 쓸모없지만 미워할 수 없는 원득의 상반된 매력을 모두 담아낸 도경수의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 ‘백일의 낭군님’, 매주 월, 화 밤 9시 30분 tvN 방송.
/김다운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