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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회에선 파주 스피드트랙(두유바이크 70회 클릭)에서 배움을 구했고, 이번에는 대림모터스쿨입니다. 제가 4년 전 즐거운 바이크 생활을 시작했던 때 초급 교육 프로그램을 수강했던 곳이죠.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국내 모터사이클 제조사인 대림오토바이가 운영하는 곳입니다.
69회에서 소개한 국내의 몇몇 라이딩스쿨(69회 클릭) 중에서도 대림모터스쿨의 강점은 세분화된 커리큘럼입니다. 4년 전의 저처럼 기어 변속도 어려운 생초보들은 스쿠터 입문·향상과 매뉴얼 초보 과정을 수강하면 됩니다. 지금의 저처럼 바이크를 좀 탔지만 어정쩡한 분들을 위해서는 테크닉 입문·기본·중급 1~2 과정이 준비돼 있습니다. 누가 봐도 잘 타는데 스스로 약간 부족하게 느껴지는 목마른 자들이라면 테크닉 상급·최상급 코스를 택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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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동종업계 동호회원들의 가르침과 무시무시했던 베트남 투어(베트남 모터사이클 투어 1편 클릭) 이후 코너링에 대한 공포증은 사라졌지만 여전히 저속 유턴에 문제가 많습니다. 저속에서의 세밀한 조작을 배우려면 가벼운 125㏄ 바이크로 배우는 대림모터스쿨이 제일 효과적일 거라고 생각했죠.
테크닉 중급 이상을 들으려면 기본 과정부터 차근차근 수강해야 합니다. 그동안 대림모터스쿨 폐업설(;;)이 꾸준히 돌긴 했지만 라이더들 사이에 인기가 어마어마합니다. 정해진 수강신청 날짜에 아이돌 콘서트 티케팅 못잖은 고난을 겪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교육날. 서울 잠실 탄천의 스피드트랙에 도착했습니다.
교육용 바이크인 대림의 로드윈125가 교육생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잘못해서 넘어져도 수리비 청구 안합니다. 보호대와 헬멧, 신발 등도 준비돼 있지만 아무래도 잘 맞고 익숙한 본인 것을 준비하길 추천합니다.
3시간짜리 테크닉 기본 수업은 이론교육 없이 바로 시작됩니다. 바이크를 끌고 교육장으로 내려가서, 잠시 메인스탠드 올리고 내리는 법도 배우고, 본격 수업에 앞서 체조로 몸을 풀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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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된 내용은 슬라럼. 지그재그로 코스를 통과하며 섬세한 주행 기술을 배웁니다. 그리고 틈틈이 시선처리, 목과 어깨와 허리의 올바른 자세 등을 배우며 교관님의 지적을 달게 받았습니다. 본격적인 슬라럼 교육에 돌입하기 전 코스를 몇 번 가볍게 돌고, 자세부터 교정해 봅니다.
머릿속으로 가르쳐주는 사람 하나 없이 험난했던 입문 과정과 고생스러웠던 업그레이드 과정을 되새기며 뿌듯해한 것도 잠시, 오랫동안 대림모터스쿨을 지켜 온 이영선 교관님의 지적이 쏟아집니다. “허리, 어깨, 시선 전부 뻣뻣해요!” 사실 그동안 어떤 운동을 배워도 늘 뻣뻣하다는 지적을 받았던 터라 놀랍지는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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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시간 내에 곧바로 고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저 같은 몸치라면 최대한 지적받은 내용을 머릿속에 새겨뒀다가 평소에 더 노력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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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자세와 스로틀 비트는 법, 시선처리와 니그립에 대해서도 새롭게 배운 내용이 적지 않았습니다. 스로틀 당기는 법은 ‘쥐어짜듯이’가 아니라 약지와 새끼손가락과 손바닥의 일부(엄지손가락 아랫부분)로 비틀듯이, 팔은 뻣뻣하게 펴지 말고 양팔 사이에 풍선을 안고 가는 듯한 느낌으로 편하게 구부리기, 허리는 편하게 앉았을 때처럼 C자로. 글로만 읽어선 안 됩니다. 직접 가서 배우고 계속 되새기며 연습해야 자신의 것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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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대림모터스쿨은 여타 라이딩스쿨에 비해 시선처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편입니다. 이와 관련해 작은 논란이 있긴 합니다. 예를 들어 지난 번에 갔던 파주 스페셜라이드에서는 시선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고 하거든요. 그래서 양쪽 다 가본 라이더들은 혼란에 빠지기도 합니다.
제 결론은 이렇습니다. 가려는 곳에 시선을 두지 않아도 바이크는 잘 갑니다. 잘 타시는 분들은 뒤돌아선 자세로도 앞으로, 왼쪽 오른쪽으로 잘만 가시거든요. 하지만 기본기를 제대로 다지려는 라이더 입장에서는 내가 가려는 곳에 장애물은 없는지, 코너라면 얼마나 휘어 있는지 꼼꼼히 확인하는 습관을 잘 들여야 합니다. 사고는 한 순간이니까요.
그리고 니그립. 제가 지난 2016년 BMW 라이딩스쿨에서 교육을 받고 나서 두유바이크에 잘못 적은 내용(26회 클릭)이 있습니다. 아래 파란색으로 표시된 부분입니다.
대림모터스쿨 역시 니그립은 필요할 때만 신경쓰면 된다고 가르칩니다. “급감속 등 몸이 바이크 밖으로 밀려나는 상황에서만 니그립에 신경쓰면 된다”는 게 이영선 교관님의 설명입니다. 저처럼 어설프게 기억해서 인터넷에 올려버리면 그게 진리처럼 굳어지고, 다른 라이더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늦게나마 죄송하다는 말씀과 함께, 그러니까 더더욱 인터넷으로만 바이크를 배우지 말고 직접 전문가들을 찾아가야 한다고!!!이 연사 거듭 강조해 봅니다.
다시 교육장으로 돌아가 볼까요? 계속 목, 어깨, 허리, 팔 등등 모든 부위가 뻣뻣하다고 지적받은 저는 그래도 교육이 끝날 때쯤엔 좀 나아졌습니다. 여전히 뻣뻣하긴 하지만 교육 초반(왼쪽)에 비하면 많이 풀어졌습니다. 목과 시선과 어깨가 주행 방향으로 좀 더 돌아가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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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을러서 다음 번 수강 신청은 놓쳤지만, 저는 앞으로도 계속 용돈을 투자해서 올 뉴 라이더(?;;), 누가 봐도 좀 탄다 싶은 라이더(살짝 목소리 흐려짐)로 거듭날 계획입니다. 어디 가서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없다고는 못 하겠지만 무엇보다도 저의 안전과 즐거운 라이딩을 위해서입니다. 시승 바이크 넘어뜨릴까봐 안절부절하기도 싫구요(훌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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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유바이크 독자분들도 끊임없이 정진하시길 바라겠습니다. 다음 회에 다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