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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①] 함은정 "'러블리 호러블리', 처음부터 끝까지 두근거렸던 작품이었죠"

  • 이주한 기자
  • 2018-10-22 11:29:58
  • TV·방송
[SE★인터뷰①] 함은정 ''러블리 호러블리', 처음부터 끝까지 두근거렸던 작품이었죠'
/사진=양문숙 기자

“‘신윤아’를 조금씩 떼어내고 있어요. 많이 좋아했었나봐요.”



KBS 2TV 드라마 ‘러블리 호러블리’에서 신윤아 역을 맡았던 함은정의 종영 소감이다. ‘러블리 호러블리’에 대한 애정이 물씬 느껴졌다. 얼핏 보면 연인과의 이별을 고하는 것 같기도 하다. 함은정은 한때 자신과도 같았던 신윤아를 열렬히 사랑했다.

“신윤아는 그냥 악역이 아니라서 좋았어요. 처음에 봤을 땐 악역 여부조차 가늠하기 어렵죠. 그런 설정이 상당히 매력적이었어요. 또 신윤아는 우아해요. 대놓고 ‘나 톱스타야!’ 하면서 원색적인 컬러를 입는 친구도 아니죠.”

함은정은 최근 종영한 KBS2 드라마 ‘러블리 호러블리’(극본 박민주, 연출 강민경 지병현)에서 신윤아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러블리 호러블리’는 하나의 운명을 나눠 가진 두 남녀가 톱스타와 드라마 작가로 만나면서 일어나는 기이한 일들을 그린 호러맨틱(호러+로맨틱) 코미디다.

함은정이 맡은 신윤아 역은 대한민국 연예계에서 대체 불가한 톱 여배우다. 그의 약점은 딱 하나, 연인 유필립(박시후 분)이었다. 함은정은 신윤아가 악행을 저지르게 된 이유도 오로지 사랑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윤아는 을순이에게 자격지심이 없어요. 오히려 ‘왜 내가 아니고 을순이야? 내가 더 나은데’의 느낌이랄까요. 윤아에게 을순이는 자존심 상하는 존재일 뿐이에요. 윤아는 쇼윈도 여자친구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유필립 옆에만 있다면 다 괜찮죠. 기승전결 사랑인 친구예요.”


함은정은 누구보다 신윤아를 잘 알았다. 그는 사랑을 위해 치열하게 살아온 신윤아의 이면까지 내다봤다. 그는 오래 알고 지낸 친구 마냥 신윤아를 위한 항변(?)을 쏟아내기도 했다.

“한번 이해가 되고 나서부터는 윤아가 세상에서 제일 처연하고 불쌍했어요. 극악무도한 악행을 저지르고 다니는 친구지만, 유필립 앞에만 서면 많이 작아져요. 사실 윤아는 8년 동안 무던히 노력했어요. 윤아가 톱 배우 자리에 오른 것도 결국 유필립에 어울리는 연예인이 되기 위해서예요. 정말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처연하고 자존감이 낮은 캐릭터라고 생각해요.”

[SE★인터뷰①] 함은정 ''러블리 호러블리', 처음부터 끝까지 두근거렸던 작품이었죠'
/사진=양문숙 기자

함은정은 연기를 위해서 신윤아를 오롯이 이해할 필요가 있었다고 전했다. 신윤아가 단순한 악역이 아니라고 거듭 강조한 그는 연기로서 이를 증명해야만 했다. 함은정은 자신이 아는 신윤아를 반 이상은 보여준 것 같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그래도 이해가 됐던 배역이었으니까요. 시청자분들이 제 연기를 60%로 받아들이셨다면 솔직히 30% 정도는 저의 몫이 아니지만요. 나머지 30%는 조명과 음향, 연출까지 복합적인 부분이 작용해서 그 느낌이 나온 거죠. 게다가 배우들 앙상블까지 고려해야 하죠.”

함은정은 첫 성인 악역을 맡아 파격 변신을 예고했던 만큼, ‘러블리 호러블리’의 성과에 기대를 걸었을 법도 하다. 하지만 ‘러블리 호러블리’는 3.3%(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라는 아쉬운 시청률로 끝맺었다. 그럼에도 그는 저조한 시청률을 자신의 당근과 채찍으로 삼았다. 시청률에 대한 의연한 태도는 그야말로 ‘프로’였다.

“더 많은 분들이 보실 수 있도록 내 선에서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극의 재미를 높일 수 있도록 연기를 해야겠다’, ‘좀 더 아이디어를 내서 설득력 있게 연기를 해야겠다’라는 책임감이나 의무감을 느꼈죠. 사실 시청률이 높아도 마찬가지예요. 숫자와 관계없이 제가 해야 되는 일과 마음에는 변화가 없어요. 시청률로 에너지와 감정을 소모하고 싶지 않았어요. 물론 시청자분들의 피드백은 꼼꼼히 읽어봤어요. 의견에는 다 이유가 있잖아요. 가능한 건 수정하려고 했어요.”

함은정은 진심이었다. 오랜만에 안방을 찾은 그에게 ‘러블리 호러블리’는 그저 설레고 고마운 작품이었다. 그는 ‘러블리 호러블리’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두근두근’이라고 답했다.

“오랜만에 미니시리즈로 인사드렸어요. KBS에서도 오랜만에 작품을 했고요. 새 회사로 옮겨서 한 첫 작품이기도 해요. 그래서 그런지 대본을 받았을 때도, 감독님과 미팅을 할 때도 두근거렸어요. 대본을 읽을 때는 마치 사랑하는 사람에게 온 문자를 열어보는 느낌이었어요. 거의 사랑에 빠진 상태였죠. 대본만 보면 ‘올 스톱’이었어요. 모든 것을 다 멈추고 대본만 보게 되는 기분이 색다르고 좋았어요. 이 감정이 너무 좋았어요.”

/심언경 인턴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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