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담비는 2007년 6월 ‘크라이 아이’로 데뷔한 뒤 2008년 히트곡 ‘미쳤어’, 2009년 ‘토요일 밤에’ ‘퀸(Queen)’등을 발표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방송과 언론등 그를 찾는 곳이 많았지만 정작 그는 행복하지 않았다고 했다. 손담비는 “가수 전성기 시절엔 인기는 많아도 마음은 가난했다”고 지난 시절을 되돌아봤다. 그렇기 때문에 “20대론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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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쳤어’ 노래를 할 때 제일 죽고 싶었어요. 심적으론 괴로웠던 시기죠. 제 자신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뭐하고 있는거지?’ 란 생각에 정체성 혼란이 컸던 것 같아요. 몰랐는데 마음의 병이 깊어졌었죠. 처음엔 가벼운 감기라 생각했는데 그게 우울증이 돼서 많이 힘들었어요. 20대는 너무 촉박하게 달려와서 30대가 훨씬 좋아요.”
2002년에 MBC의 시트콤 ‘논스톱3’에 단역으로 출연 했던 손담비는 2009년 SBS 월화 드라마 ‘드림’에 도전하며 배우 활동을 시작했다. 호기심에 도전한 연기자의 길은 아니었다.
원래 꿈이 연기자였던 손담비를 연기를 하면서 ‘다른 나를 발견하는 것이 가장 짜릿한 순간’이다고 꼽았다. 연기자로 전향하면서 자신에 대해 돌아볼 시간이 많아지고, 행복한 순간이 다가왔다. 연기자가 다른 사람으로 사는 희열은 곧 성취감으로 이어졌다.
물론 배우 도전이 바로 성공을 보장해주진 않았다. 드라마 ‘드림’에 도전장을 내민 2009년은 그에게 ‘좌절’을 경험한 시기이기도 했다. 넉살 좋은 손담비는 “드라마 제목처럼 ‘꿈’으로 끝난 연기 도전이었다”고 표현했다. ’드림‘은 가수 전성기를 누리던 손담비에게 큰 시련을 안기기도 했지만,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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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밤‘을 부르던 그 때 ’드림‘ 작품 제안이 들어왔어요. 포부를 안고 시작한 드라마에서 너무 큰 좌절을 경험하고선, ’주연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 란 생각이 들었죠. 다시 기초부터 시작해야겠다고 마음 먹었어요. 그 때부터 캐릭터만 좋으면 그게 주인공이든 아니든 상관없다고 마음 먹었던 것 같아요.”
손담비는 데뷔한 지 11년만에 스크린 첫 주연작에 도전했다. 영화 ‘탐정: 리턴즈’ 작품에 출연하며 스크린 연기를 경험했지만, 드라마를 끌고 가는 주인공 역은 만만치 않았다. 게다가 베테랑 배우들도 어렵다고 하는 코미디 연기에 도전했다.
그는 “코미디 자체가 치고 빠지는 포인트를 잘 잡아야 하는데. 제가 연기 경력이 너무 없으니 그걸 잘 할까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우선 부담은 코미디 장르란 거였죠. 다행히 김인권 정상훈 두 선배가 현장에서 정말 도움을 많이 주셨어요. 선배들이 워낙 잘 받쳐주셔서 잘 나온 것 같아요.”
“셀프 칭찬을 한다면, 함께한 배우들과 ‘잘 어울려졌다’는 것 아닐까요. 인물들 사이에서 저만 튀면 어쩌나. 넷이 같이 연기했을 때 저만 동떨어지면 어떡하나 걱정했는데 융화가 잘 된 것 같아서 그것에 대한 만족도는 있는 것 같아요. 물론 오빠들은 자꾸 욕하는 신을 꼽아주시지만요. 하하하.”
‘섹시 가수’로 사랑 받았지만 배우로서 섹시한 캐릭터는 첫 도전인 셈이다. 사실 ‘손담비는 섹시 가수’라는 인식을 벗고 싶었다고 했다. 그의 의사에 따라 다양한 섹시 캐릭터 러브콜을 애써 거절했다고 한다.
“이번에 섹시한 캐릭터를 선택한 건 이제는 할 때가 됐다고 생각했어요. 성적으로 보일 수 있는 장면들이 있지만 그게 영화의 포인트는 아니기 때문에 그 점이 제 발목을 잡진 않았어요. 가수 손담비와 배우 손담비의 색깔이 다르단 건 확실해요. 영화에 대해선 선택의 폭이 좀 더 열려있다고 할까요.”
손담비는 다양한 연기 속에서 자신을 찾아가고 있었다. 어떤 연기를 했을 때 시너지가 나오는지는 모르지만, 배짱 있게 계속 도전할 예정이다. 배우에 대한 꿈, 가수에 대한 끈 역시 놓지 않았다.
“경험치랄까. 가수는 조금이나마 알 것 같아요. 그런데 배우는 그걸 찾는 과정입니다. 대중에 대한 평가는 늘 두렵죠. 안티와의 싸움도 무시할 수 없어요. 그렇다고 숨어서 겁만 내진 않아요. 일단 부딪치고 보자는 마음이 커요. 두렵지만 일단 저지르고 보는 스타일인 것 같아요.”
“내년을 예상으로 음반 발매 계획도 있어요. 대중적인 음악을 할 것 같아요. 무대에서 느낀 ‘짜릿 짜릿’한 희열을 다시 경험하고 싶죠. 무대에 서고 싶다는 마음은 늘 가슴 안에 있어요. 이 3분을 위해 얼마만큼 시간을 투자했는지 아니까요. 음악 스타일에 대해선 확고한 게 있어요. 어려운 음악보다는 친숙한 음악으로 돌아올 것 같아요.”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