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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005380)는 지난 26일 중국 칭화대에서 베이징칭화공업개발연구원(이하 칭화연구원)과 함께 ‘수소에너지 전략 협업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총 1억달러(약 1,134억원) 규모의 ‘수소에너지 펀드’를 설립하기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수소에너지 펀드는 현대차와 칭화연구원 산하 전문 투자기관인 일드캐피털이 공동으로 투자금을 조달·관리하며 여기에 아시아·유럽·북미의 유력 벤처캐피털도 투자자로 참여해 자금을 모을 계획이다.
칭화연구원은 ‘중국의 MIT대’로 불리는 중국 최고 명문대학인 칭화대의 산하기관으로 베이징시와 칭화대가 절반씩 지분을 투자해 설립됐으며 중국의 첨단 기술 산업화를 주도하는 연구기관이다. 일드캐피털은 칭화연구원의 주도로 2014년 설립됐으며 중국 내 수소에너지 분야에 대한 우수한 투자능력과 풍부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그간 축적한 수소전기차 기술력과 수소산업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국과 중국의 수소산업 관련 인프라와 수소 부문 핵심 기술을 이끌고 있는 스타트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특히 단순히 지분에만 투자하는 것을 넘어서 인큐베이팅(창업보육)을 포함해 투자 전략에 맡게 체계적으로 스타트업을 지원하기로 했다.
투자 자문에는 김세훈 현대차 연료전지개발실 상무와 중국 신재생에너지 부문에서 핵심 역할을 맡고 있는 ‘중국 전기차 100인회’의 장용웨이 사무총장이 참여하기로 했다.
이번 협력은 중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중국 수소전기차 시장에서 업계 리더로서의 현대차의 위치를 자리매김하는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올 2월 ‘중국 수소에너지 및 연료전지산업 혁신 연합’을 출범해 수소전기차를 신성장 동력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수소전기차 굴기’를 선언하고 오는 2030년까지 ‘수소전기차 100만대, 수소충전소 1,000개소 보급’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중국 정부의 계획대로라면 2020년 기준 5,000대에 불과해 우리나라보다 규모가 작은 중국 수소차 시장은 2030년이 되면 독일과 미국에 이어 세계 3위의 수소전기차 시장을 보유하게 되는 셈이다.
그동안 현대차 역시 급격하게 성장할 중국 시장에 공을 들여왔다. 올 1월 ‘중국 전기차 100인회’가 베이징에서 주최한 ‘연간 포럼’ 행사에 참가해 수소전기차 양산 경험을 소개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 기술력이 집약된 넥쏘 수소전기차를 전시했으며 당시 직접 시승했던 완강 중국 전 과학기술부장이 만족감을 표시했다. 아울러 올해 6월 상하이에서 열린 개최된 ‘CES 아시아 2018’에 참가해 수소전기차를 기반으로 한 ‘넥쏘 자율주행차’ ‘수소전기하우스’ 등을 선보여 호평을 들었으며 현대차는 조직위원회로부터 자동차 기술 부문에서 유일한 ‘혁신상’을 받기도 했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이번 ‘수소에너지 펀드’ 설립을 통해 중국 내 수소에너지 관련 신사업 진출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에서 수소전기차 사업을 시작할 경우 이번 MOU를 통해 구축된 협업기반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