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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파파’ 하준이 입체적인 연기로 ‘짠내나는 흑화’ 캐릭터를 완성시켰다.
지난 29일 MBC 월화드라마 ‘배드파파’ 방송에서는 최선주(손여은 분)와의 스캔들로 이민우(하준 분)와 유지철(장혁 분)이 격렬한 주먹다짐을 벌여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갈수록 이기적인 욕심을 제어하지 못하는 이민우의 행동이 두 사람을 시험에 들게 하지만, 누구의 아내 혹은 남편이 아닌 한 사람으로서 서로가 미처 몰랐던 부분들을 깨닫게 해주며 부부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얄미운 모습 뒤 이민우의 ‘짠내나는’ 외사랑 사연이 드러나 왠지 모르게 안쓰러움을 자아내고 있다.
이날 방송에서는 서로의 아픔을 나누며 함께 꿈을 키웠던 이민우(하준 분)와 최선주(손여은 분)의 어린 시절이 공개됐다. 가난한 복서에서 종합격투기 챔피언이 되기까지 이민우에게 성공의 이유는 오직 최선주였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힘든 시절 아무것도 없던 자신에게 복서라는 꿈을 갖게 해준 선주는 첫사랑 그 이상으로 민우의 전부였다. 그러나 선주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챔피언이 되려고 했던 이민우의 순수한 진심은 유지철(장혁 분)의 등장과 함께 어긋나면서 현재의 얼룩진 순애보만 남아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번 방송을 통해 이민우가 왜 이토록 승부에 집착하는지, 유지철에게 더욱 악감정을 품게 된 배경이 드러나 그간의 행동들을 이해시켰다.
민우의 승부욕이 극으로 치달을수록 하준의 ‘흑화 연기’가 캐릭터의 보이지 않는 내면을 십분 표현하며 긴장감 증폭과 시청자들의 몰입을 완벽하게 돕고 있다. 승부욕과 소유욕, 애증 등 인간의 본성을 바탕으로 흑화하는 과정을 탁월하게 소화한 것. 특히 애틋한 표정으로 손여은을 바라보다가도 불현듯 돌변하는 차갑게 식은 눈빛이 압권인데, 표정과 목소리 등 캐릭터의 변화에 따라 그 색깔을 달리하는 하준의 풍부한 열연이 인물의 개연성을 부여하고 있다.
또한 하준은 이기적인 남자도 섹시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하며, 전작 영화 ‘범죄도시’ 속 열혈 막내형사나 드라마 ‘라디오 로맨스’ 속 츤데레 캐릭터와는 또 다른 나쁜 남자 매력으로 여심을 사로잡고 있다. 한편, 극 중 손여은이 하준과 20년의 우정에 마침표를 찍은 가운데, 외로운 길을 자처하는 하준의 흑화가 향후 전개될 스토리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궁금증이 모인다.
/김다운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