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WS엔터테인먼트

tvN 역대 월화드라마 최고 시청률. 5%의 시청률로 조용한 출발을 알렸던 ‘백일의 낭군님’이 대기록을 세우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자극적인 소재 없이 만들어 낸 훈훈한 이야기, 배우들의 따뜻한 연기가 빚어낸 케미 등 오로지 드라마 자체의 매력만으로 이뤄 낸 결과였기에 더욱 빛난 ‘백일의 낭군님’이었다. 그리고 그 안에는 작지만 남다른 존재감으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배우 강영석의 활약이 있었다.

2015년 연극 ‘모범생들’로 연기 활동을 시작한 강영석은 지난해 tvN ‘변혁의 사랑’으로 브라운관에 데뷔했다. 이후 SBS ‘키스 먼저 할까요?’를 거쳐 세 번째 드라마에서 그야말로 ‘대박’ 작품을 만났다. 연극 무대에서 쌓아온 나름의 내공으로 내금위 종사관 권력 역을 훌륭히 소화해 낸 강영석이 더욱 다양한 매력을 쏟아낼 앞으로를 예고했다.

Q. 드라마가 높은 성적을 기록하며 종영했다. 예상했던 결과인가?

예상 못 한 결과다. 안 될 것 같지는 않았지만 생각보다 너무 잘 돼서 기분이 좋다. 더우 날에 촬영했지만 너무 좋은 스태프들과 따뜻하게 촬영한 드라마다. 다들 너무 고생하셨다.

Q. 이번 작품으로 첫 사극 연기에 도전했다. 어땠나?

말투가 현대극과 완전히 다르니까 어려웠다. (김)선호 형이 한 김제윤과 등장할 때는 말을 좀 편하게 하려고 했는데 그렇다고 너무 편하면 현대말처럼 되니까 어렵더라. 또 드라마는 표정이 중요한데 상투를 쓰니까 머리가 당겨서 맘대로 잘 안 되더라. 사극 작품을 많이 찾아보면서 공부했다.

Q. 무대 위에서의 연기와 카메라 앞에서의 연기는 많은 차이가 있을 것 같다

다른 재미가 있는 것 같다. 공연은 순간순간 피드백이 들어오고 관객들이 반응을 해주니까 그 부분에서 희열을 느낀다. 반면에 드라마는 한 장면을 찍고 끊었다가 다시 찍고 이런 식으로 진행되니까 뭔가 더 떨렸다. 반응도 방송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니까 느낌이 색달랐다. 대신 더 많은 사람들이 내 연기를 봐주시는 게 좋다. 또 연극에서는 쓸 수 없는 연기적인 기술들이 많아서 신기하다. 베테랑 배우분들은 그런 것까지 다 계산하고 연기를 하시더라. 드라마를 하는 배우들은 정말 똑똑해야 할 수 있는 것 같다.

Q. 가장 많은 호흡을 맞춘 도경수, 김선호와의 촬영은 어땠나?

내가 낯을 많이 가리는데 도경수 씨도 비슷한 성격이라 아직도 존댓말을 쓴다. 인사도 잘 해주시고 너무 친절하셨다. 처음 촬영을 하면서 대사 하는 걸 들었는데 목소리가 너무 좋아서 놀랐다. 배우로서 되게 멋있더라. 김선호 형은 이번 작품 하면서 많이 친해졌다. 형이 되게 밝은 성격이어서 금방 편해지더라. 또 같은 연극 배우니까 아는 사람도 많이 겹쳐서 금방 친해진 것 같다.

Q. 두 사람 외에 기억에 남는 배우가 있다면?

조성하 선배님이 평소 모습과 슛 들어간 후의 모습이 완전 다르셨다. 평소에는 친근하게 말씀하시다가도 촬영 들어가면 눈빛과 목소리가 완전 달라지신다. 극 중에서 많은 배우들과 만나지는 못했다. 마을 사람들과도 호흡을 맞춰보면 좋았을텐데 아쉬웠다.

Q. 드라마가 이렇게 사랑받을 수 있었던 비결은 뭐라고 생각하나?

주인공 두 명의 케미가 좋았고 마을 사람들이 나오는 장면도 재밌었다. 이야기의 전개도 흥미로웠지만 인물들의 매력이 큰 힘이 된 것 같다. 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점을 많이 좋아해주신 것 같다.

/사진=WS엔터테인먼트

Q. 연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뭔가?

아버지가 사회체육학과를 전공하기도 하셨고 어릴 때부터 운동을 많이 하다 보니 자연스레 사회체육학과 입시를 준비했다. 이것저것 운동을 많이 했는데 어느 순간 재미가 없어져서 그만뒀다. 그리고 우연히 학교 형이 연기 학원을 다니는 걸 보고 재밌어 보여서 다니게 됐다. 그 길로 연기를 시작하게 됐다. 내가 이전에 뭘 하고 싶다고 한 적이 없어서 부모님은 오히려 연기를 한다고 하니까 좋아해 주셨다. 학원을 열심히 다니다 보니 연기에 재미가 붙었고 학교도 연기 쪽으로 가면서 자연스레 공연을 시작하게 됐다.

Q. 연기도 운동만큼이나 쉽지는 않은 일일 텐데. 후회한 적은 없나?

후회는 없다. 아직까지도 연기가 재밌다. 공연 커튼콜 때 박수를 받거나 공연 중에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올라서 애드리브를 했을 때 호응을 받거나 할 때 보람을 느낀다. 가끔 뭔가를 표현해야 할 때 잘 안 나온다거나 더블 캐스팅 배우보다 연기를 못 하는 것 같을 때는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그럴 때는 무조건 될 때까지 연습을 한다. 억지로 하다 보면 안 되는 건 없는 것 같다.

Q. 선배 배우 중에 롤모델에 있다면?

평소에 조정석 선배님을 좋아한다고 많이 말했다. 제일 좋아하는 작품이 ‘헤드윅’인데 두세 번 봤던 것 같다. 너무 잘 하셔서 ‘저 분은 뭐지?’ 생각했었다. 진지한 연기, 가벼운 연기 다 되시니까 연기가 정말 다채롭다. 따로 뵌 적은 없고 19살 때 지나가다가 영화 촬영하시는 걸 본 적이 있다. ‘시간이탈자’라는 작품이었는데 그때 발로 뭘 차는 연기를 하고 계셨다. 워낙 좋아하는 배우라 아직도 기억이 난다

Q. 특별히 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나?

배우들 중에 어떤 역할에 빠져서 쉽게 못 헤어나오는 사람들이 있다. 아직 그런 경험을 못 해봐서 해보고 싶다. 세고 극단적인 역할을 해보면 그런 집중력이 나올 것 같다. 지금은 어떻게 보면 무난한 캐릭터들을 해왔던 것 같아서 극단적인 역할을 통해 내 연기의 한계를 한 번 깨보고 싶다.

Q. 배우로서 그리는 목표가 있다면?

아직 거창한 목표는 없다. 하나씩 하나씩 작품을 하면서 발전해나가고 나중에는 많은 사람들한테 인정받고 기대만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예고편만 봐도 ‘이건 봐야 돼’ 하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

/김다운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