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친구는 배정남이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대학 진학을 포기하려 했을 때 선뜻 큰 도움을 베푼 은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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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배정남은 “내 인생에서 제일 힘들었다” 며 고등학생 시절 생활비를 벌기 위해 전교에서 가장 먼저 취업을 했던 이야기도 털어놓았다. 시급 2,050원을 받기 위해, 몸이 아파도 돈 한 푼 맘대로 쓰지 못했던 안타까운 과거사를 솔직하게 공개했다.
배정남은 겉으로는 아닌 척 했지만, 솔직한 마음으론 대학에 가고 싶었다고 말했다. 수학능력 시험을 보면 공장에 빠져도 급여가 삭감되지 않는 점도 그를 수학능력 시험장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지원한 네 곳의 대학 모두 다 탈락했다. 그러다 뒤늦게 한 대학 측의 연락을 받았다. 배정남의 앞 순위 합격자가 합격을 포기한 것. “2시간 안에 등록금을 내면 된다”는 연락이었다.
배정남은 “고민 끝에 친인척들에게 오랜만에 연락해 나중에 아르바이트해 갚는다고 돈을 빌려달라 했는데 다 등돌리더라. 대학이 뭐라고. ”고 말하며 당시 서러웠던 심정을 털어놨다.
실의에 빠져있던 배정남을 구해준 건 ‘죽마고우’ 친구였다. 친구가 등록금의 반 가량인 130만원을 빌려줘 바로 대학으로 뛰어가 등록을 했다. 대학을 다닐 수 있다는 기쁨도 잠시, 배정남은 대학교 생활에 필요한 책값의 장벽에 부딪쳤다. 책값, 재료비가 비싸 도저히 학교를 다닐 수 없다는 판단이 든 것.
그는 “등록금을 환불해달라고 했는데 안 된다고 하더라. 지금 그만두든, 한 달을 다니고 그만두든 등록금의 반값만 환불해준다고 했다”고 말했다. 배정남은 “등록금이 아까워 한 달 동안 책 한 권을 안 사고 학교를 다녔다. ”고 한달 간의 눈물겨운 대학생활을 공개했다.
그렇게 한 달 생활을 마치고 나온 뒤, 배정남은 130만 원을 돌려 받을 수 있었다. 그는 “그래서 다시 친구한테 줬다. 파란만장했다. 그때 등록금 고마웠다”고 말하며, 친구를 바라봤다. 친구는 “당연한 걸 뭐 친구끼리”라고 말했다.
이를 듣고 있던 母벤저스는 ‘엄마의 마음’으로 그를 짠하게 여기면서도 “인생 공부를 많이 했다” 며 그를 기특하게 여겼다는 후문이다.
한편, 배정남은 외로웠던 자신을 마치 친손자처럼 살뜰하게 돌봐 준 할머니 한 분을 찾기 위해 어릴 때 살던 동네로 향했다. 모두 한 마음 한 뜻으로 정남과 할머니가 재회하길 간절히 기도했지만 ‘다음 방송에서 확인 할 수 있다’는 자막이 뜨자, 母벤저스는 물론 신동엽, 서장훈, 이선희의 항의가 빗발치기도 했다.
/최주리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