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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서은광이 열어젖힌 비투비 입대 행렬의 두 번째 주자는 이창섭이 됐다. 그는 내년 1월 5일부터 6일까지 솔로 단독 콘서트를 끝으로 군에 입대, 1년 7개월여의 공백기에 들어간다.
남자라면 누구나 가야 하는 곳이라지만, 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 싶은 곳. 다소 수명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아이돌로서 마주하는 군대라는 단어는 어쩌면 큰 산과도 같을 터.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사로잡힐 법도 한데, 이창섭은 꽤나 담담했다. 아니 오히려 제대 후의 활동에 대한 기대가 더 큰 눈치다.
오랜 무명을 거치며 천천히 성장해 온 덕분일까. 어느 것도 기약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해서도 이창섭은 비투비 멤버들에 대한 굳건한 믿음을 드러냈다. 그에게 비투비 멤버들 그리고 비투비 2막은 어떤 모습일까.
Q. 군 입대를 앞둔 소감이 어떤가
덤덤하다. 어차피 다른 멤버들도 다 곧 가야하니 얼른 먼저 가라는 분위기다.
Q. 먼저 입대한 서은광은 뭐라고 하던가
자기는 군대 체질이라고 하더라. 오랜만에 쉬는 것 같기도 하고 재충전의 시간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다만 눈을 뜨면 어디를 돌아봐도 다 산이어서 그게 좀 힘들다고 하더라(웃음). 형이 군악대에 들어가서 군대 행사에 참여하고 있는데 최근에 거기서 ‘그리워하다’를 불렀다고 들었다. 혹시라도 군대에서 형과 같이 ‘그리워하다’를 부를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재미있을 것 같다.
Q. 지난 콘서트에서 서은광이 입대를 앞두고 ‘이등병의 편지’를 부르기도 했는데, 이번 솔로 콘서트에서 따로 준비하는 것들이 있나
이승기 선배님의 ‘나 군대간다’를 부를까 생각해봤는데, 최대한 군대 얘기는 안 하는 콘서트를 할 생각이다. 그래서 머리도 미리 밀어버릴 예정이다. 미리 머리를 밀고 다니면 내성이 생겨서 팬 분들도 ‘그래 다녀와’라고 인사해주지 않을까. 유쾌하게 끝내고 유쾌하게 다녀오려고 한다.
Q. 입대까지 남은 시간은 어떻게 보낼 예정인가
일단 콘서트에 집중하려고 한다. 곡 수가 18곡 정도 된다. 컨디션 관리를 최우선으로 두고 있다. 콘서트를 끝내고 나면 입대까지 아무 생각 안 하고 쉬고 싶다. 그동안 쉬더라도 일은 어느 정도 붙잡고 쉬었는데, 그때는 모든 걸 다 내려놓고 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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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데뷔 후부터 지금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언제였나
이번 비투비 활동 때 원포유라는 그룹의 우주라는 친구가 정말 팬이라고 하면서 편지를 줬다. 그 친구가 나를 보면서 가수의 꿈을 키웠다고 하는데 기분이 정말 이상했다. 갑자기 나이가 훅 든 것 같으면서도 인생의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그 친구가 나를 보며 꿈을 키웠던 그 마음을 유지할 수 있도록 더욱 더 멋진 가수가 되는 게 내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덕분에 자극이 됐다. 남자한테 편지를 받은 것도 신선했다(웃음).
Q. 비투비로서 지나온 지난 시간을 자평한다면
비투비로서 정말 잘 흘러온 것 같다. 비투비가 시련을 겪어야 했던 시기도 있었고, 그 뒤에 비투비의 색깔을 찾아가는 시간도 있었다. 비투비가 원하는 음악을 할 수 있는 시기가 오기까지 우리에게 필요한 것들만 겪어온 것 같다. 그래서 지금 정말 행복하고 앞으로 비투비의 모습도 기대된다.
Q. 막내 육성재가 군 복무를 마치기까지 완전체 비투비의 공백이 짧지 않을 것 같다. 불안감은 없나
막연한 생각일 수도 있겠지만, 각자 그 시간을 잘 보낼 거라는 무언의 믿음이 있다. 자신의 상황에 맞게 여러 경험들을 하면서 완전체로 모일 때를 준비할 것 같다. 그때 다시 모였을 때 더 성숙해진 비투비의 음악이 나올 거라 믿는다.
Q. 자신에게 비투비 멤버들은 어떤 존재인가
최근에 ‘보헤미안 랩소디’를 보면서 사람은 절대 혼자 살 수 없다는 걸 느꼈다. 나를 말려줄 사람도 필요하고, 나와 같이 맞장구치면서 장난 칠 사람도 필요하다. 또 나를 바로 줄 형도 필요하다. 멤버들이 그런 존재다. 마치 톱니바퀴가 돌아가듯 일곱 명 중에 어느 것 하나라도 빠지면 안 돌아갈 것 같다. 이번에 어쩔 수 없이 여섯 명이 활동을 했지만 다들 비어있는 한 자리를 늘 떠올렸다. 나에게 멤버들이 없으면 안 된다.
Q. 군대에 가 있는 동안 기다릴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
그리 길지 않을테니 열심히 잘살고 있으라고 말하고 싶다. 다녀오겠다. 그리고 ‘곤’ 많이 들어달라(웃음).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