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명된 지 1년이 채 안 된 상태에서 사의를 표명한 안철상 법원행정처장 후임으로 조재연(사법연수원12기·사진) 대법관이 임명됐다.

대법원은 이달 11일자로 안 처장 후임으로 조 대법관을 임명했다고 4일 밝혔다. ‘재판거래’ 의혹 관련 검찰수사를 둘러싸고 김명수 대법원장과 갈등설이 불거져 나온 안 처장은 대법관으로 재판업무에 복귀한다.

강원 동해 출신인 조 대법관은 지난 1982년 법관에 임명돼 서울민사·형사지법, 서울가정법원 판사 등을 거쳐 1993년부터 변호사로 활동했다. 이후 지난해 7월 문재인 정부 임명 첫 대법관으로 대법원에 입성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조 대법관은 균형 있는 시각을 바탕으로 사회적 약자·소수자 보호와 인권의 신장, 민주적 시장경제질서의 확립 등 우리 사회의 헌법적 가치 수호에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다양한 실무경험을 토대로 법원 내부에 한정된 시각이 아닌 국민의 시각에서 사법개혁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적임자”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법조계 일각에서는 조 대법관이 사법개혁 추진 과정에서 김 대법원장과 제대로 발을 맞출지는 미지수라는 진단이 나온다. 그가 문재인 정부 인사이긴 하지만 양승태 전 대법원장 제청으로 대법관에 오른 인물이기 때문이다. 안 처장의 경우만 해도 김 대법원장이 직접 제청한 인사임에도 재판거래 의혹 대응 과정에서 김 대법원장과 끊임없이 엇박자를 냈다. 김 대법원장이 ‘검찰수사 협조’라는 절충안을 꺼낸 지난해 6월15일 대법관 전원이 즉각 “재판거래는 있을 수 없다”고 반발 성명을 낼 당시 조 대법관도 동참한 바 있다. 조 대법관은 사법연수원 15기인 김 대법원장보다 선배이며 나이도 3살 더 많다.

성균관대 법대를 나온 조 대법관은 대학 재학 시절부터 동기이자 유력 보수인사인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막역한 관계를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황 전 총리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 중이던 2013년 한 언론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당시 법무법인 대륙아주 대표변호사로 황 전 총리를 대리하기도 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