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8일(현지시간) CES 개막과 동시에 삼성의 정보통신(IT) 기술과 하만의 전장 기술을 접목한 ‘디지털 콕핏’을 선보인다. 지난해 첫 선을 보인 데 이어 올해는 사용자경험과 안전성 측면에서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삼성전자의 미래형 자율주행 자동차 IOT 플랫폼은 지난해보다 3개 많은 스크린이 설치돼 전 좌석 개인에게 최적화된 환경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제공한다. 삼성은 특히 ‘뉴 빅스비’를 통해 차량 내외부 기기 간 연결성을 강화했다. 집 안에서 ‘갤럭시 홈’을 통해 차량 주유 상태 확인이나 온도 제어가 가능하다. 차 안에서는 ‘스마트싱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집 안에 있는 기기들을 제어할 수 있다. 아울러 안전 운전 솔루션인 ‘차량용 전방 주시 카메라’와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 실시간으로 주변 차량과 도로 상황을 알려주는 셀룰러 기반의 ‘차량 통신 기술’ 등도 소개할 계획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최근 글로벌 완성차 업체 아우디에 2021년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IVI)을 위한 차량용 반도체 ‘엑시노스 오토(Exynos Auto) V9’을 공급하기로 했다. 전장부품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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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도 글로벌 완성차 고객을 초청해 차세대 자동차 부품을 선보이는 비공개 전시공간을 마련했다. △증강현실(AV) 내비게이션, 중앙디스플레이장치 등 카 인포테인먼트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카메라, LCD 계기판 등 자율주행 및 편의를 위한 장치 △올레드 램프 라이팅 솔루션까지 다양한 분야의 차세대 자동차 부품을 소개한다. 특히 LG전자는 2014년부터 자동차 부품 사업에서 ‘이노베이션 파트너’라는 테마를 선보이고 있다. 그룹 계열사, 완성차 고객들과 함께 자동차 산업의 혁신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담고 있는 것이다. 사실 전장부품은 완성차 업체 및 글로벌 전장부품 업체와 수년간 협업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대표적인 B2B 사업이다. 중장기적인 사업전략을 통해 다수의 고객사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LG의 경우 LG전자 VC사업본부(인포테인먼트 등)를 중심으로 LG화학(차량용 배터리), LG이노텍(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 LG디스플레이(차량용 디스플레이) 등의 계열사가 각자 전장부품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이번 CES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자동차용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차별화된 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선보인다. 저온폴리실리콘(LTPS)을 사용한 LCD 기반의 초대형 29인치 풀 대시보드를 포함해 플라스틱 OLED( P-OLED) 기반의 12.3인치 QHD 정보안내디스플레이(CID) 등이 여기에 속한다. 또 투과율 45%를 자랑하는 세계 최대 크기의 12.3인치 투명 OLED 디스플레이 등 혁신적인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제품도 최초로 공개한다.
삼성과 LG가 전장부품 사업을 확대하는 것은 자동차가 데이터 플랫폼 역할을 맡게 되면서 자동차 산업과 IT 산업과의 융복합은 이제 피할 수 없는 대세가 됐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전 세계 전장부품 시장 규모는 2015년 2,390억달러(270조원)에서 2020년에는 3,033억달러(342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에서는 이미 IT·전장부품 기업과 하드웨어 업체 간의 융복합이 활발하게 나타나고 있다. 자동차 부품 회사 보쉬는 라이다(LiDAR) 센서 업체 테트라뷰에 투자했고 이스라엘 라이다 센서 업체 이노비즈는 네이버로부터 투자를 받아 화제가 됐다. 삼성벤처투자로부터 투자를 받은 미국 쿼너지는 현대자동차 제네시스 ‘EQ900’에 라이다를 탑재시켰다. 삼성·도요타 등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투자를 끌어낸 이스라엘의 차량용 통신 반도체 설계업체 오토톡스는 현대차와 커넥티드 카의 두뇌 역할을 수행하는 통신 칩세트 개발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의 전장화로 전통적인 반도체·전자기기·디스플레이 업체 등에는 또 다른 사업 기회가 생겼다”며 “이번 CES에서는 더 높아진 기술적 완성도와 자동차의 전장화가 제시하는 미래의 삶 등 구체적인 비전을 고객과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