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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작년 4·4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이 59조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0.6% 하락했다고 7일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10조 8,000억원을 기록해 28.7% 하락했다. 이날 삼성전자가 발표한 실적은 금융투자업계 전망치도 크게 하회하는 수준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삼성전자의 작년 4·4분기 매출액을 63조원, 영업이익은 13조 3,764억원로 전망한 바 있다. 특히 증권사 중에서 가장 낮은 전망치를 제시했던 도이치증권(11조 8,000억원)에도 못 미쳤다.
삼성전자 내부적으로도 작년 4·4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하면서 당황스러운 기색이 역력하다. 삼성전자는 이날 실적을 공시하면서 과거와 달리 별도의 첨부 자료를 통해 실적 부진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대외환경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메모리 사업이 수요 부진으로 실적이 크게 하락하고, 스마트폰 사업도 경쟁 심화로 실적이 둔화되며 전분기 대비 전사 실적이 큰폭으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메모리 사업에 대해서는 “계절적 비수기 및 매크로 불확실성 확대 속 일부 데이터센터 고객사들의 재고조정 영향으로 수요가 당초 예상 대비 크게 감소하면서, 메모리 출하량이 전분기 대비 역성장하고 가격 하락폭도 당초 전망 대비 확대되며 실적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메모리 반도체 분야는 삼성전자 어닝쇼크의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작년 4·4분기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7조원 후반에서 8조원 초반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2017년 4·4분기(10조 9,000억원)와 작년 3·4분기(13조 6,500억원)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반도체뿐만 아니라 휴대폰·디스플레이·가전 등 전 사업 분야의 실적이 둔화됐다. IM (IT·모바일) 부문의 영업이익은 1조 중반에 그쳐 2016년 3·4분기 이후 처음으로 2조원을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 디스플레이 부문의 영업이익은 1조원에 못 미치고, 가전 부문은 3,000억원을 하회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은 올 상반기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1·4분기 실적이 더 둔화돼 2017년 1·4분기 이후 2년 만에 영업이익 10조원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상반기 중에는 실적 반등이 어려워 보인다”며 “빠르면 1·4분기 말이나 2·4분기 초부터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며, 반도체 재고 조정이 충분히 이뤄지고 하반기 이후에나 반등할 것”이라고 전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