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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팰리세이드'에 못타는 한타·금타

국내·북미모델에 브리지스톤 장착
기아차 텔루라이드는 피렐리 선택
美공장 준공·신차개발 시기 엇갈려
양사 美사업 안착 늦어지나 분석도

'팰리세이드'에 못타는 한타·금타

국내 대표 타이어업체인 한국타이어(161390)금호타이어(073240)가 현대차와 기아차가 미국 시장에 내놓는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하는 데 실패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 회사는 최근 지은 미국 공장의 가동률이 하락하며 적자의 늪에 빠져 있는데 줄곧 공급해왔던 현대·기아차의 SUV 신차마저 타이어를 수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두 타이어 업체의 미국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는 데 예상보다 더 시간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팰리세이드는 국내와 북미 모델의 신차용 타이어로 브리지스톤을, 북미 시장 전용모델인 기아차의 텔루라이드는 피렐리의 타이어를 기본형으로 장착하고 시장에 출시된다.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가 북미 시장에 투입되는 현대·기아차의 SUV 신차에 타이어를 공급하지 못한 것은 이례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 시장에 팔리는 소형 SUV 코나는 신차용 타이어로 한국타이어와 넥센타이어를 장착하고 있다. 준중형인 투싼과 스포티지와 중형 SUV 쏘렌토도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를 신차용 타이어로 끼우고 판매된다. 미국 시장의 대표 SUV인 싼타페도 한국타이어를 신차형 타이어로 장착해 나간다. 현대·기아차의 소형부터 중형 SUV까지 책임지던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가 새 시장을 만들 대형 SUV의 신차형 타이어를 공급하는 데는 실패했다는 점은 충격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미국에서 대형 SUV 시장은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비중이 10% 가까이 되는 큰 시장이다. 현대·기아차도 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대형 SUV를 내놓았다. 하지만 국내 대표업체인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는 함께하지 못했다. 현지 시장 비중이 10% 이상인 중형 SUV시장에서 싼타페(11만7,038대)와 쏘렌토(10만7,846대)가 지난해 약 20만대 팔린 것을 감안하면 팰리세이드와 텔루라이드의 신차용 타이어 공급을 놓친 것은 뼈아픈 일이다.

문제는 북미 시장에서 팔릴 팰리세이드와 텔루라이드는 두 업체의 미국 공장에서 납품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현재 미국에서 팔리고 있는 현대·기아차의 SUV가 장착하는 타이어는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가 대부분 한국 공장에서 만들어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북미에서 팔릴 팰리세이드와 아예 북미 시장 전용모델인 텔루라이드는 현지 공장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수주할 경우 현지 공장에서 납품하는 구조가 된다.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하면 향후 고객들이 타이어를 교체할 때 또 기존에 쓰던 타이어를 사용해 판매가 더 늘어날 여지도 있다.

두 회사의 미국 공장이 적자의 늪에 빠진 상황을 보면 수주 실패는 더 아쉽다. 한국타이어는 지난 2017년 4월 미국 테네시주 클라크스빌에 연 생산능력 550만개(본)의 공장을 지었는데 지난해 생산량이 110만개에 그치는 등 생산이 본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3·4분기까지 누적 손실액이 259억원이다. 숙련노동자가 부족한데다 신차용 타이어 수주에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도 2016년 5월 연 400만개를 생산할 수 있는 조지아 공장을 준공했는데 정상화가 지연되면서 186억원(3·4분기 누적 기준)의 당기순손실을 보였다. 현대·기아차가 미국 시장에 내놓은 대형 SUV의 타이어 수주는 미국 공장의 가동률을 더 끌어올릴 ‘가뭄의 단비’였던 셈이다.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는 “많은 글로벌 업체에 타이어를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한두 차종에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하지 못한 것이 경영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두 회사는 포드와 메르세데스벤츠 등에 SUV 타이어를 공급하고 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보통 신차가 나오기 3~4년 전부터 완성차와 함께 타이어업체도 개발에 참여하는데 미국 공장이 준공된 지 얼마 안 돼 함께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미국 공장이 본궤도에 오르면 더 많은 신차용 타이어를 수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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