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심 공판 마치고 나오는 조재범 전 코치 / 사진=연합뉴스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를 상습적으로 폭행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조재범 전 국가대표팀 코치가 항소심에서 원심보다 무거운 실형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항소4부(문성관 부장판사)는 30일 상습상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조 전 코치에 대해 징역 10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 6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신의 지도를 받는 피해자를 상대로 훈련 태도가 불성실하다는 이유를 들어 주먹과 발로 마구 때려 다치게 했다”며 “경기력 향상을 위한 수단으로 폭력을 사용했다는 취지로 변명하지만, 폭행이 이뤄진 시기와 정도, 결과를 고려할 때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피해자 합의에 대해서도 자유로운 의사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가 거절하기 어려운 체육계 지인을 동원해 집요하게 합의를 종용했고, 그 과정에서 피해자들이 심리적 압박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일부 피해자는 피고인과의 합의를 취소하고 엄벌을 탄원하는 의사를 표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심석희 선수에 대해서는 “심 선수의 법정 진술 태도에 비춰보면 피고인에 대한 상당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고, 치유하기 어려운 상처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며 “심 선수 폭행은 평창올림픽을 20여일 앞두고 이뤄진 것으로 경기력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 것으로도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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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이번 재판의 심판 대상은 상습상해와 재물손괴이며, 성폭행 부분은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기존에 진행하던 상습상해 등 혐의에 대해서만 판결을 내렸다.

당초 검찰은 조 전 코치가 심 선수를 상대로 행한 3차례의 상해 중 1건이 폭행과 성폭행이 결합한 형태의 범죄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공소사실 철회도 고려했다.

그러나 문제가 된 이 사건의 범죄사실이 중하다고 판단해 공소를 유지, 지난 23일 결심공판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2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조 전 코치의 성범죄 혐의에 대해서는 면밀한 수사를 거쳐 별도로 재판에 넘길 계획이다.

앞서 조 전 코치는 평창 동계올림픽 준비가 한창이던 지난해 1월 16일 훈련 중 심 선수를 폭행해 전치 3주의 상처를 입히는 등 2011년부터 지난해 1월까지 총 4명의 선수에게 폭행을 가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0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심 선수는 항소심이 진행 중이던 지난해 12월 중순 고등학교 2학년이던 2014년부터 지난해 올림픽 개막 2달여 전까지 조 전 코치로부터 수차례 성폭행과 강제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뒤 추가 고소했다.

/김진선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