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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리의 몸에서 태어나 조선을 가장 오랫동안 지배한 영조. 적통이 아닌 그가 왕이 되고, 절대권력을 얻기까지의 과정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왕의 잘못을 바로잡고 관료의 부정부패를 수사하는 사헌부를 둘러싼 권력투쟁과 개혁과정이라는 독특한 줄거리로 눈길을 끄는 ‘해치’가 베일을 벗고 판타지를 앞세운 MBC ‘아이템’과 정면대결을 앞두고 있다.
11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SBS사옥에서 SBS월화드라마 ‘해치’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용석 감독과 배우 정일우, 고아라, 권율, 박훈, 정문성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해치’는 무수리의 몸에서 태어난 왕자 이금(정일우)을 강한 왕권을 지닌 왕으로 세우기 위한 세 사람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 사헌부 다모 여지(고아라)와 출세를 꿈꾸기 어려운 형편에도 꿋꿋이 정의를 좇는 박문수(권율)가 든든한 조력자가 된다.
‘해치’는 최근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정통 현대사극이다. 이용석 감독은 “현대 한국과 연상될 수 있는 상황들이 영조의 왕세자 시절 등에서 반복적인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매력을 느끼신다면 찾아주실 것”이라고 작품의 매력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사극이 역사의 재연은 아니다. 제작진이 지켜야 하는 팩트는 등대처럼 떠있고, 우리는 그 사이를 상상력으로 메우는 역할을 한다”며 “무수리의 아들이 왕이 되고, 52년간 재위한 비결을 우리 나름대로 해결하려 노력하고 있다. 이들의 성장과정을 상상력으로 메운 것에 대해 많은 분들이 동의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훗날의 영조인 연잉군 이금으로 출연하는 정일우는 전역후 복귀작에 대한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그는 “이순재, 송강호 선배들이 한 영조는 많이 찾아봤다. 특히 ‘사도’에서 유아인이 연기한 사도세자 모습을 많이 참고했다”며 “젊은 영조를 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톤으로 연기하고 있다. 입체적이고 다양한 매력으로 시청자가 웃고 울고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의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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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사극을 해보고 싶었다는 고아라는 액션에 대한 기대와 본인을 그대로 투영한 인물에 대한 확신을 내비쳤다. 그는 “무술 연마를 위해 액션스쿨을 다니며 준비했기에 기대하셔도 좋다”며 “작가님께서 ‘아라씨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여지를 표현했으면 좋겠다’고 하셨고, 나와 닮은 부분이 많아 감독님께도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고 말했다.
‘암행어사’로 익숙한 박문수의 젊은시절을 연기하는 권율을 두고 이 감독은 “빙의했다”고 말할 만큼 신뢰를 보였다. 권율은 “만화에 나올법한 사고뭉치가 뜨거운 신념으로 조금씩 세상을 바꿔가며 성장하는 이야기”라고 역할을 설명하며 “정신없고 마음만 앞서지만, 그 마음이 결국 모든 사람의 마음을 바꾸는 모습을 잘 연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8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하는 이경영에게도 초점이 맞춰졌다. 이 감독은 “작품이 단순한 선악 대결이 아니고 각자 다른 삶이 충돌하는 이야기”라며 “등장인물들은 삶의 방식에 확고한 신념이 있는데 이를 잘 표현하실 수 있는 분이라고 생각했다. 나오는 장면 장면이 힘있고, 무게감을 실어준다”고 말했다.
노론의 실세 민진현(이경영)에 의해 노래개 왕으로 선택받지만 사람을 겁 없이 죽이는 문제인물 밀풍군으로 등장하는 정문성은 “이경영 선배와 같이 연기하다보면 내가 유리한 입장에서도 아우라가 있으니 무섭다”는 말과 함께 “이경영은 묵직하고 카리스마 있고 무서운 사람이라면 나는 전형적인 악역의 모습은 아니다. 누군가의 이익을 위해 이용당하며 갑자기 권력을 얻었을 때 오는 혼돈과 잘못된 선택을 보여주기에 때로는 아이 같고 애처롭기도 하다” 두 악역의 차이를 설명했다.
한편 의금부와 승정원, 사간원 등 다양한 권력기관 사이에서 펼쳐질 암투와 첩보전, 활극을 통해 신선한 사극을 선보일 SBS 월화드라마 ‘해치’는 11일 오후 10시에 첫방송된다.
/최상진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