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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사회적 화두로 떠올랐던 재심 사건이 드라마 소재로 등장한다.
한번 판결하면 다시 죄를 묻지 않는 ‘일사부재리의 원칙’, 과연 모든 판결은 진실일까 의문을 갖고 추적하는 다소 어려운 이야기를 그릴 ‘자백’은 주말 프라임타임 시청자들에게 선택 받을 수 있을까.
1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임피리얼팰리스 서울에서 tvN 주말드라마 ‘자백’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김철규 감독과 배우 이준호, 유재명, 신현빈, 남기애가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자백’은 일사부재리의 원칙의 테두리에 가려진 진실을 쫓는 자들을 그린 법정수사물. 국가와 사회를 유지하는데 가장 합리적으로 여겨지는 법에 불합리한 점은 없는지 화두를 던질 예정이다.
한두마디로 설명하기 어려운 작품이다. 김철규 감독은 “굉장히 강렬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매회 반전의 반전이 거듭되는 흥미진진한 미스터리 휴먼드라마라고 정의하고 싶다”며 간접적으로 분위기를 설명했다.
유재명이 연기하는 전직형사 기춘호를 제외하고 주요 등장인물들은 과거 하나뿐인 혈육을 잃는 비극적인 사건을 겪었다. 이들 모두 세월이 흐른 후 사건의 진실을 찾아가고, 그 뒤에 거대한 진실이 숨겨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각자의 방식으로 그 진실을 찾아내는 과정을 그린다.
장르물의 색채가 강해 잔인한 장면도 다소 등장한다. 김 감독은 “OCN도 아니고 주말 가족들이 보는 시간대에 편성돼 고민이 많았다”며 “사건 현장은 아름답거나 깨끗하지 않다. 매 신 고민하고 있고, 단순함과 끔찍함을 넘어 이 작품만의 영상적 매력과 장점을 고민하며 촬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야기의 주요 소재가 되는 사건들은 현실에서 영감을 받았다. 김 감독은 “몇 건의 살인사건은 우리나라에서 일어났던 사건을 모티프로 한다”며 “전체적 그림은 한국 사회의 자화상이라고 생각한다. 최고 권력층의 치부와 비리가 영감을 줬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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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연을 맡은 이준호와 유재명은 작품의 완성도에 대한 확신을 내비쳤다. 이준호는 “이 작품을 누가 할까 ‘정말 어렵겠다’ 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내가 여기 있다”며 “화자로서 어떻게 해야 진실되게 다가갈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최대한 흥을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재명은 “같은 형사라도 나만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하고 있다. 익숙하지만 또다른 매력을 보여드리고 싶은 생각이 크다”며 “이 작품은 담백하고 간결함 속에 묵직한 힘을 지니고 있다. 또하나의 전환점을 맞을 것 같은 직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드라마에서 어둡거나 진지한 역할을 많이 맡았던 신현빈은 털털한 기자로 변신한다. 그는 “자연인에 가까운 인물이다. 옷도 안 갈아입고 사무실에서 자고 하는 사람이라 정서적으로 어떻게 하면 시청자가 편하게 느낄까 고민했다”며 “작품에 다양한 사건이 나오고, 모든 사건들이 어느순간 하나의 사건으로 만나는 지점이 있다. 그런 이야기에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컸다”는 말로 기대를 전했다.
남기애는 모든 것에 만능한 변호사 사무장으로 등장한다. 그는 “우리 나이대 여배우들이 엄마 외의 역할을 맡기가 쉽지 않다. 감독이 어떤 모습을 보고 캐스팅했을까 계속 고민중”이라며 “지금까지 감정의 높낮이가 심한 역할을 했는데 이 인물은 감정이 배제된 이지적이고 냉정한 여자다. 여배우라면 누구나 탐내는 역할”이라며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한편 ‘마더’로 호평받은 김철규 감독과 이준호와 유재명이 함께하는 팽팽한 긴장감으로 눈길을 끌고 있는 ‘자백’은 23일(토) 오후 9시에 첫 방송된다.
/최상진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