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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격선수 출신 은행원. 맘 좋은 동네 은행 지점장에서 거대 조직의 가장 날카로운 ‘칼’로 변신하는 김상중이 “정의는 한결같다”며 작품성에 대한 확신을 전했다.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MBC 수목 미니시리즈 ‘더 뱅커’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재진 감독과 배우 김상중, 유동근, 채시라, 김태우, 안우연, 신도현, 차인하가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더 뱅커’는 대한은행 대기발령 1순위 지점장 노대호(김상중)가 뜻밖에 본점 감사로 승진해 조직의 부정부패 사건들을 파헤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은행이라는 거대한 조직 안에서 각자가 주인이 되기 위해 펼치는 치열한 권력 암투를 생생하게 그릴 계획이다.
김상중은 대한은행 사격단 출신 올림픽 메달리스트로, 끝없는 승부근성과 끈기로 ‘올해의 영업왕’ 타이틀까지 거머쥐며 남다른 실력을 발휘했던 노대호를 연기한다.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지방지점에 발령받은 노대호는 10년 만에 지점장이 됐지만, 정리해고 대상 1순위로 여겨질 만큼 시간은 많이 흘러버린 상황. 이제 은행을 떠나야 하나 싶은 순간, 본점 감사로 발령받은 그는 뜻하지 않게 거대 권력 암투극의 중심에 선다.
김상중은 “금융수사극에 정치, 휴머니즘까지 담았다”고 작품을 소개했다. “그 안에는 사람이 중심”이라는 말은 작품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길잡이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노대호는 별볼일 없는 사람이었다. 일개 지점장이었고, 고객들의 민원을 들어주기 위해 별 일을 다하는 사람”이라며 “별볼일 없는 사람이 노력하면 별을 볼 수 있다. 우리 모두는 영웅이 될 수 있고 자격이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드리고 싶다”고 인물이 그려낼 ‘정의’를 짐작케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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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팅 과정은 유쾌했다. 이재진 감독은 “원작 만화책의 주인공이 김상중과 꼭 닮았다. 그래서 만화책 한 권 보여드리고 이야기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에 “정확히는 세권이었다”며 말을 이어받은 김상중은 “보통 드라마는 허구라고 이야기하지만, 이 드라마는 아주 현실적이다. 현실을 꼬집는 가운데 재미도 있다”고 출연 계기를 설명했다.
그가 연기할 은행의 ‘감사’는 생소하다. 작가 중 한명이 금융계에 몸담았던 바 있어 연기하는데 크게 무리는 없다는 김상중은 “은행장, 부행장, 감사 등의 구체적 모습을 드라마에서 보여드리는 것은 처음이지 않을까 싶다”며 “감사는 주주총회를 통해 선출되는 직책이다. 권한이 정해져 있고, 행장이 인사권을 마음대로 행할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제작발표회에서는 악역과 선역을 두고 잠시 진지한 이야기가 오가기도 했다. 그는 “악이 선이 될 수도 있고, 선이 악이 될 수도 있다. 수많은 조직원을 이끌려면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는 은행장 강삼도(유동근) 입장에서 노대호는 악인이다. 반대로 은행의 중심은 고객이라 생각하는 노대호 입장에서는 강삼도가 악의 축”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의는 한결같다”고 말했다.
참신한 기획과 ‘대상 3인방’까지 품은 ‘더 뱅커’에 대한 기대는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도 하다. 그는 “어깨도 무겁고 큰 짐을 지고 있는 것 같아 부담스럽지만, 끝까지 짊어지고 가려 한다”며 “멋짐을요”라고 말해 진지했던 분위기를 가볍게 풀어내는 ‘아재미’를 뿜어내기도 했다.
한편 김상중과 유동근, 채시라 등 ‘연기대상’ 어벤저스의 조합으로 기대를 모으는 MBC 수목 미니시리즈 ‘더 뱅커’는 27일 오후 10시에 첫방송된다.
/최상진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