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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N 수목 오리지널 ‘빙의’(극본 박희강, 연출 최도훈, 제작 데이드림)에서 철학원을 운영하는 박수무당 배도령(조완기). 처음에는 그저 점 보러 오는 여자를 홀려서 만남을 가지는 사기꾼인가 싶었다. 자신에게 배신당한 여자를 대신해 따지러 온 강필성(송새벽)에게 되레 “아저씨 경찰 맞아? 내가 뭔 죄를 저질렀는지 팩트를 대라고!”라고 할 정도로 무치의 인물이다. 그런 배도령이 뜻밖의 행보로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바람둥이인줄 알았는데, 홍서정(고준희)의 아는 언니이자 강필성의 춤 선생이었던 조승경(이지해)과 진짜 사랑에 빠져버린 배도령. 조승경이 강필성과 알고 있는 사이라는 사실을 알자마자, “승경씨 내 인생 여자예요. 그러니까 과거는 잊고 미래를 향해 갑시다. 내 과거 떠벌리지 않는다고 약속. 도장. 복사”라며 안절부절못하며 의외의 모습을 보이더니, 지난 10회에서는 영매 홍서정에게 “법사님을 돕게 해주십시오”라며 조력자를 자처하고 나섰다.
지난 9회에서, 강필성과 멀지 않은 곳에 신방을 차리기 위해 배도령을 찾았던 홍서정. 영적 능력을 돈벌이 수단으로 사용하면서도 신방은 좋은 기운이 넘치는 곳에 차린 걸 알아봤기 때문이다. 배도령 역시 “하늘의 사명을 받은 영매”였고, 영매들 간에 천기누설을 공유하는 건 죄가 되지 않았다. 그렇게 홍서정은 강필성 외에 처음으로 연쇄살인마 황대두(원현준)에 대해, 그를 막지 못하면 엄청난 재앙이 닥칠 것이란 걸 공유할 수 있었다.
또한, “절 좀 도와주세요”라는 홍서정에게 “이번 일 잘 해결하면 천상의 법도를 어긴 죄를 조금은 면제받을 수 있겠죠?”라더니, 어느새 “황대두 저도 같이 잡고 싶습니다. 천하의 악귀를 사멸시키는 역사적인 현장에서 법사님을 돕게 해 주십시오”라며 발 벗고 나섰다. 게다가 “악귀를 퇴치하는 액체를 만들었습니다”, “이 안경은 칠성판 가루와 송진 가루를 코팅해 눈과 귀문혈을 보호해줍니다”라며 작업복 차림에 등에는 수동식 분무기를, 얼굴엔 큼지막한 고글을 쓰고 나타나는 열의를 보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신이 부여한 재능을 돈벌이로 이용하는 것도 천상의 법도를 어기는 것이고 신의 노예가 됐음에도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것 역시 용서받지 못할 죄악이란 거 모르세요?”라는 홍서정에게 “영매의 운명을 안고 태어난 것이 제 선택이 아니듯이 누군가에게 운명적인 사랑을 느끼는 것도 제가 선택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라고 답한 배도령. 신의 여자가 됐기에 강필성과 이별을 결심했던 홍서정에게 그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해지는 대목이었다.
뜻밖의 행보로 유쾌함과 함께 앞으로의 전개에 호기심을 저격한 배도령. 그는 과연 영매 홍서정의 든든한 조력자가 될 수 있을까.
‘빙의’는 수, 목 밤 11시 OCN에서 방송된다.
/김주원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