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중 무역분쟁이 현재진행형인 상황 속에서 화웨이가 5G 시대를 맞아 올해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을 자신했다. 보안 우려에 대해선 신뢰 구축을 위해 기술 개발 노력을 계속하겠다면서도 이를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해선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16일 중국 선전 인터컨티낸탈호텔에서 열린 ‘화웨이 글로벌 애널리스트 서밋 2019(HAS 2019)’에서 켄 후 순환회장은 “전세계적으로 40개 이상의 5G 장비 공급 상용 계약을 체결했다”라며 “올해 화웨이의 통신사업부문은 두 자릿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는 미국이 우방국들에게 화웨이 5G 네트워크 장비를 채택하지 못하도록 요청하더라도 실제 화웨이의 사업에는 타격을 입히지 못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다. 후 회장은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더 집중해야 한다”라며 “화웨이는 굴하지 않고 앞으로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통신사업 실적이 전년보다 1% 떨어진데다 미국·일본·호주 등에서 화웨이 장비를 배제하기로 결정했는데 어떻게 성장할 것이냐는 질문에도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화웨이 통신사업부문의 지난해 실적은 2,940억 위안(약 49조 7,700억원)으로 전년보다 1.3% 떨어졌다.
이에 대해 데이비드 왕 투자심사위원회 위원장은 “미국은 화웨이가 자발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것이고 호주는 4G 장비를 계속 확대하고 있다”며 “다른 나라들은 5G 협력 시도를 계속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참여를 안 하거나 배제당하는 것이 아니다”고강조했다.
꾸준히 제기되는 보안 우려와 관련해 후 회장은 “디지털 환경이 안전해지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데 동의한다”라며 “보안 역량을 증진시켜 업계에서 선두의 자리를 공고히 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보보안 이슈가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되면 감정적으로 치우치게 될 수밖에 없다”며 “정치적으로 논의되면 혁신이 느려지고 전체 산업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날 기조연설은 5G 시대에 화웨이가 어떻게 핵심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지에 집중됐다. 후 회장은 “앞으로의 비전은 전세계가 연결된 사회”라며 화웨이의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 칩셋 등을 통해 이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화웨이가 이같은 청사진을 제시할 수 있는 밑바탕엔 매년 매출의 14%를 투입하는 연구개발(R&D)이 있다. 지난해 화웨이는 전년(897억 위안·약 15조 1,800억원)대비 13.2% 늘어난 1,015억 위안(약 17조 1,800억원)을 R&D 비용으로 사용했다. 지난 10년간 누적된 R&D 비용만 4,800억 위안(약 81조원)에 이른다. R&D에 집중한 결과는 5G 특허 개수로 나타난다. 올해 2월 기준 화웨이의 5G 표준필수특허는 1,529건으로 전세계 1위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특허를 보유한 삼성전자(005930)(1,296건)보다도 200건 이상 많은 숫자다.
한편 애플에 5G 칩셋을 공급하는 것에 대해 후 회장은 “애플과 구체적으로 논의된 적은 없다”고 답했다. 후 회장은 “5G는 이제 곧 꽃을 피울 단계인데 애플이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는 발생하면 안 된다”며 “애플이 5G 단말 경쟁에 뛰어들어 전체적인 발전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선전=권경원기자 nahe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