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일본 닛산 출신의 호세 무뇨스(사진) 사장을 글로벌 판매 및 사업 운영 책임자로 영입했다. 올해를 ‘V자 회복’의 원년으로 선언한 만큼 현대차(005380)는 무뇨스 사장을 통해 글로벌, 특히 북미 지역에서의 사업 고도화와 최적화를 통한 실적 개선을 달성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19일 글로벌 운영책임 영입과 함께 다음달 1일부터 현대차 미국 판매법인장과 북미권역본부장을 겸직하게 했다. 무뇨스 사장은 카를로스 곤 전 일본 닛산 회장과 함께 글로벌 닛산을 재건한 경영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지난 1989년 푸조·시트로앵의 스페인 딜러로 시작해 한국의 대우차 이베리아법인 딜러 네트워크 팀장도 거친 ‘영업맨’ 출신이다. 2004년 닛산에 합류한 후 닛산 멕시카나 사장 등을 거친 뒤 2014년 곤 전 회장의 ‘닛산 파워 88 중기 계획’의 핵심으로 부상했다. 북미 지역의 세일즈·마케팅, 고객 품질 및 딜러 네트워크를 담당하는 닛산 아메리카 수석 부사장직에 이어 중국 법인장, 전사성과총괄 등을 역임했다.
현대차가 글로벌 경쟁사인 무뇨스 사장을 영입한 것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는 글로벌 판매량을 회복시키기 위한 처방이다. 무뇨스 사장은 네트워크 및 조직 구축에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를 받는다. 실제 무뇨스 사장은 2005년 닛산의 멕시코법인 사장을 맡은 후 닛산은 42개월 동안 멕시코 자동차 판매 1위를 차지했으며 북미 지역 판매를 담당하면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닛산은 미국 시장에서 9%대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며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자동차 브랜드로 평가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무뇨스 사장이 지난해 미국에서 현지 딜러들과의 갈등으로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판매 급감 등의 위기 돌파에 적합한 인물로 보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팰리세이드와 신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비롯해 신형 쏘나타, 그리고 지난해 말 부분변경 모델이 출시된 제네시스 G90과 G70 등 신차급 모델을 미국 시장에 대거 출시하며 판매 회복을 벼르고 있다. 특히 미국과 중국 시장의 판매 확대를 통해 올해를 ‘V자 회복’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공언한 만큼 이를 이끌 수 있는 능력 있는 ‘선장’이 필요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무뇨스 사장은 전 세계 판매 및 생산 운영 최적화와 수익성 등 전반적인 실적 개선, 사업전략 고도화를 주도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며 “특히 미주 총괄 담당자로서 북미 시장에서 판매 회복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무뇨스 사장 영입으로 외부 인사를 통해 현대차의 사업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의 경영 전략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 수석부회장은 그동안 BMW 출신의 알버트 비어만 연구개발본부장 사장, 벤틀리 수석디자인 출신의 루크 동커볼케 디자인총괄 부사장, 토마스 쉬미에라 상품본부장 부사장, 삼성 출신의 지영조 전략기술본부 사장 등을 영입하면서 고성능차와 미래 모빌리티 사업 분야 등에 집중하고 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