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6일 SBS 새 금토드라마 ‘녹두꽃’(극본 정현민/연출 신경수)가 첫 방송된다. ‘녹두꽃’은 1894년 동학농민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농민군과 토벌대로 갈라져 싸워야 했던 이복형제의 파란만장한 휴먼스토리다. 동학농민혁명을 본격적으로 그린 민중역사극으로 방송 전부터 크게 주목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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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두꽃’이 기대작으로 꼽히는 여러 이유 중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사극 어벤져스’로 불릴 만큼 막강한 제작진이다. ‘뿌리깊은 나무’, ‘육룡이 나르샤’ 등 선 굵은 연출의 신경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무엇보다 ‘정도전’으로 정통 사극의 힘을 보여준 정현민 작가가 집필을 맡아 기대를 모은다. ‘녹두꽃’ 첫 방송이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정현민 작가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다.
◆ 왜 동학농민혁명이었나
“사실 ‘정도전’을 집필한 직후 동학을 드라마화 하자는 제안을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때는 손을 댈 엄두가 나지 않았어요. 드라마가 재미없다고 욕을 먹는 건 감수할 수 있었지만 혹여나 역사를 망쳤다는 손가락질을 받을까 그게 두려웠거든요. 물론 지금도 그런 두려움이 없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이제는 이 이야기를 한 번쯤 꼭 하고 넘어가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했습니다. 동학을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정작 동학을 다룬 드라마는 거의 없었잖아요. 그런 면에서 동학은 개인적으로 꼭 하고 싶기도 했고, 우리가 반드시 함께 나눠야 하는 이야기라 믿어 용기를 내게 됐습니다.”
◆ ‘녹두꽃’을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
“전작 ‘어셈블리’를 마친 후 공백기가 있었습니다. 무엇을 써야 하나 고민이 길어지면서 슬럼프가 왔어요. 하고 싶은 이야기들은 많았지만 ‘이것이 지금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이야기인가’라는 점에서 확신이 서지 않더군요. 그러다 동학과 전봉준에 대한 책을 읽었습니다. 자료를 찾고 공부를 하면 할수록 그 처절한 시대를 살다간 민초들의 이야기에서 빠져나올 수가 없었습니다. 가슴이 아파서 또 한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정도로요. 드라마 ‘녹두꽃’을 통해 여러분과 함께 하고 싶은 이야기가 바로 이런 겁니다. 슬픔과 절망, 고통과 체념을 딛고 다시 일어났던 민중의 의지, 그 굳센 희망을 이 드라마를 통해서 이야기해보고 싶습니다.”
◆ 신경수 감독과의 작업, 파트너가 아닌 동지
“신경수 감독과 첫 미팅 날, 서로 이런 이야기를 나눴어요. ‘우린 파트너가 아닌 동지가 되자’라고. 말 그대로 의기투합했습니다. 첫 날부터 신 감독은 에너지가 넘치고 열정도 강한 분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우직하고 담대하면서도 그 안에 타인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있어요. 또, 제가 조금 여유를 부리는 스타일인데 그런 점을 신 감독이 잘 잡아줘요. 소재가 정해지고 나서 정말 부지런히 달렸거든요. 신감독을 만나 이 시기에 방영이 가능한 거라 생각해요. 그렇지 않았다면 더 늦어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웃음)”
앞서 ‘녹두꽃’ 기자간담회에서 신경수 감독은 정현민 작가에 대한 무한신뢰를 보였다. 정현민 작가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면서 왜 신경수 감독이 그토록 정현민 작가를 신뢰했는지, 사극 어벤져스로 불리는 두 사람이 드라마 ‘녹두꽃’을 위해 어떤 열정을 쏟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이것만으로도 우리가 ‘녹두꽃’을 봐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한편 SBS 새 금토드라마 ‘녹두꽃’은 4월 26일 금요일 밤 10시 첫 방송된다.
/김주원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