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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관 밖으로 나갈 때까지 비닐 팩을 절대 개봉하면 안 됩니다.”
지난 23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 아이맥스(IMAX)관.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이하 ‘어벤져스 4’)의 언론 시사회가 열린 이날 보안 요원들은 상영이 끝나기 무섭게 단상 위로 올라가 취재진을 향해 소리쳤다. 사진 촬영 방지를 위해 휴대 전화를 감싼 비닐 팩을 상영관을 나서기 전에 미리 뜯지 말라는 주문이었다.
세계 극장가의 관심이 집중되는 화제작답게 ‘어벤져스 4’ 시사회는 007작전을 방불케 하는 철통 보안 속에서 진행됐다. 취재진은 상영관에 들어가기 전 휴대 전화를 비닐 팩으로 밀봉한 데 이어 24일 오전 7시로 설정된 ‘엠바고(보도 유예)’를 준수한다는 비밀유지 서약까지 해야 했다. 개봉 전 약 2주 정도의 시차를 두고 언론에 공개하는 대다수 영화와 달리 하루 전날 시사회를 진행하는 것도 보안 유지를 위한 제작사의 고육지책이었다.
마블 스튜디오가 이처럼 보안에 각별한 신경을 쓰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지난 2008년 ‘아이언맨’ 이후 11년 동안 1억667만명의 관객을 불러모은 한국은 북미와 중국 다음으로 큰 시장이다. ‘어벤져스 4’ 역시 전편의 기록을 뛰어넘어 1,500만명 이상도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벌써 흘러나온다. 이 때문에 마블 작품의 개봉 시기가 다가오면 어김없이 ‘스포일러와의 전쟁’이 펼쳐진다.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지난 15일 유튜브에 ‘어벤져스 4’의 중요한 비밀이 담긴 4분30초짜리 영상이 유출되면서 관계자들은 곧바로 삭제 조치에 나서면서 진땀을 빼기도 했다. 영화를 연출한 안소니 루소와 조 루소 형제 감독은 트위터에 “타노스는 여전히 여러분의 침묵을 요구한다”며 스포일러 방지 캠페인을 벌였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