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경북 칠곡군에서 발생한 ‘칠곡 아동학대 사건’을 모티브로 제작된 ‘어린 의뢰인’이 2019년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긴 여운과 생각할 거리를 남겼다.
배우 유선이 또 하나의 빛나는 열연을 추가했다. ‘어린 의뢰인’은 오직 출세만을 바라던 변호사가 7살 친동생을 죽였다고 자백한 10살 소녀를 만나 마주하게 된 진실에 관한 실화 바탕의 감동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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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빈’과 ‘민준’ 남매에게 어느 날 갑자기 생긴 두 얼굴의 엄마 ‘지숙’ 역을 맡은 유선은 이제껏 보여준 적 없었던 악역 카리스마를 폭발시킨다. 특히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다정하고 상냥한 태도를 보이다가 집 안에서 아이들과 있을 때에는 단번에 돌변하는 이중적인 캐릭터를 소화했다.
유선은 “관객들에게 분노를 일으키고, 돌을 맞을 정도의 인물로 그려내고 싶었다. 배우로서 사명감을 갖고 임한 작품”이라는 남다른 각오를 내보였다. 극 안에서 이동휘가 맡은 정엽이 아이들과 관계를 쌓아가면서 편하게 관객이 극안에 문을 열어주는 역할이었다면, 유선은 아이들의 감정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맡았다.
결코 쉽지 않은 악역이다. 게다가 어린 아이를 상대로 절대 해서는 안되는 폭력과 학대를 저지르는 인물이다. 그는 영화 ‘어린 의뢰인’ 촬영장 갈 때마다 마음이 무거웠고, 역할로 인해 부담이 됐었다고 털어놨다.
“제가 잘 소화해내야, 아이들이 어떤 환경에 위협을 받고 있는지, 그 문제에 대해서 더 상기할 수 있는 것이지 않나. 제가 이것을 잘 표현해내야 이 영화의 주제가 관객에게 잘 전달된다는 그런 부담이 사실은 더 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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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학대를 다룬 또 다른 영화 ‘미쓰백’(감독 이지원) 역시 인상적으로 봤다는 유선은 “‘미쓰백’이 개봉 되기 전 저희 작품 제작이 들어갔다. 그래서 당시에는 아동학대를 심층적으로 다룬 영화가 없었다”며 “세상에 꼭 필요한 영화가 나왔다”는 생각을 했음을 밝혔다.
유선은 2017년 보건복지부로부터 아동학대 예방 홍보대사로 위촉됐다.이번 작품은 의미있는 악역으로 기억될 듯 하다. 유선은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에게 최고의 교육은 사랑이었음을 알게 됐고, 그렇지 않은 환경에서 자란 아이에게도 이런 사랑의 마음을 전달하고 싶었다”고 홍보대사 의미를 말했다.
무엇보다 사명감을 가지고 힘 있는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작품이다. “단순히 아동 학대의 어두운 면만을 다룬 영화가 아니에요. 아동학대란 현실의 서늘함을 서서히 보여주면서 우리 사회의 안타까운 현실을 그리고 있어요. 그 속에서 어른들의 무관심한 모습, 법적인 허술함, 또 아이들을 대하는 복지사들이 느끼는 한계 등 많은 걸 건드리고 있는 영화입니다. 이렇듯 이 영화가 갖는 미덕을 봤을 때 충분히 목소리를 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한편 ‘어린 의뢰인’은 오는 22일 개봉한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