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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관객들 사이에 ‘영혼 보내기’라는 새로운 응원 문화가 퍼지고 있다.
어벤저스 엔드게임처럼 극장을 독식하다시피 하는 대작들에 밀리는 영화들을 지지하기 위해 극장에 가지 않더라도 티켓을 구매하는 방식으로 지지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다. 이미 영화를 봤거나, 보러 가고 싶지만 시간 여유가 되지 않아 직접 가지 못할 때 영화 티켓만 구매해 해당 영화에 도움이 되려는 취지다. 영화 팬들은 ‘영혼 보내기’를 통해 자신들이 응원하는 영화가 손익분기점을 넘기고 제작비를 회수할 수 있기를, 또 이 같은 영화가 계속해서 제작될 수 있기를 바란다. ‘영혼 보내기’는 대부분 평일 조조 시간대에 앞자리를 예약하는 것이 특징이다. 영혼 보내기 때문에 영화를 보지 못하는 실제 관객이 없게 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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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이 ‘영혼을 보내는’ 영화는 주로 대중을 사로잡지 못하는 다양성 영화, 그 중에서도 여성이 주연으로 등장하고 여성의 서사가 중심이 되는 여성영화다. 이 같은 움직임의 시작은 지난해 개봉한 ‘미쓰백’이었다. 아동학대라는 무거운 소재를 다루고 여성이 주연이 됐으며 여성 감독이 연출했다는 점에서 다양성 영화 팬들의 지지를 받았다. 특히 ‘미쓰백’이 투자와 배급 문제로 개봉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팬들을 움직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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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개봉한 ‘걸캅스’에도 이러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걸캅스’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여성 경찰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이전까지 남성 주인공들이 주를 이뤘던 ‘범죄 액션 버디물’의 주연이 여성이라는 점, 또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디지털 성범죄를 다룬다는 점에서 이를 응원하는 사람들이 생겨나면서 ‘영혼 보내기’ 인증이 다시 온라인 상에 올라오기 시작했다. ‘걸캅스’에 조연으로 출연한 배우 최수영은 9일 더셀럽과의 인터뷰에서 ‘영혼 보내기’ 운동에 대해 “응원을 그렇게 보내주시는 걸 보고 감사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영혼 보내기에 비판적인 목소리도 존재한다. 사실상 관객 수를 조작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직접 돈을 지불하고 가지만 않을 뿐인데 뭐가 문제냐”는 반박도 나온다.
/정현정 인턴기자 jnghnji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