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천연색 트로트의 역습에 대한민국 국민들이 온 몸으로 반응했다. ‘미스트롯’은 화려한 톱스타가 아닌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 무명의 트로트 가수와 그리고 가요계에서 소외돼있던 트로트 장르를 무작정 사랑한 일반인들이 만들어낸 각본 없는 드라마였다.
오디션 프로가 침체돼있던 시점, 가뜩이나 누가 트로트 오디션을 보겠냐는 비판 어린 시선을 뚫고 과감한 도전을 했다. 그 결과 주눅 들어있던 트로트의 다양한 변주를 용기 있게 펼쳐내면서, 안방극장에 또 다른 감동을 안겼다. 중장년층의 추억을 되살리는 것은 물론 젊은 세대들에게까지 트로트의 새로운 맛을 안기며, 근래 볼 수 없던 새로운 기적을 만들어 냈다.
지난 2일 종영한 TV조선 ‘미스트롯’은 종합편성채널 예능프로그램 최고 시청률 18.1%(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을 기록하는 것은 물론, 중년들의 ‘프로듀스101’이라는 별칭까지 얻는 등 큰 사랑을 받았다. 방송의 화제성은 콘서트로까지 이어져 전국투어 라이브 콘서트 역시 매회 매진신화를 써 내려가고 있다.
‘미스트롯’의 TOP5 ‘진’ 송가인, ‘선’ 정미애, ‘미’ 홍자, 김나희, 정다경을 만나 ‘미스트롯’이 남긴 의미와 인기비결, 그리고 그들의 ‘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중장년층 시청자들이 열광한 ‘미스트롯’의 주인공 다둥이 엄마 정미애는 “회원수도 400명에 임박하는 팬클럽도 생겼다.”며 미소를 보였다. 이어 “최근에 대게 식당을 갔는데 한마리를 서비스로 주셨다. 그런 소소한 부분에 있어서 많이 실감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화려한 음색과 뛰어난 퍼포먼스로 화제의 중심에 오른 정다경은 “대포 카메라를 들어와서 카메라 렌즈에 사인을 받고 간 팬이 있었다”는 에피소드를 전하기도 했다.
귀에 착착 감기는 음색과 실력으로 1위를 거머쥔 송가인은 “제 인생에 첫 번째 기회이다. 너무나 값진 기회를 주셔서 하늘이 내려주신 선물인 것 같다”며 ‘미스트롯’이 자신의 삶을 바꿔 놨음을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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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 부흥을 이끌어 낸 ‘미스트롯’ . 송가인은 “메마른 땅에 서민의 노래 트로트가 단비처럼 내리지 않았나 싶다”고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정다경은 “부모님과 같이 보는 프로그램이 많이 없어졌지 않나. ‘미스트롯’은 온 가족이 같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있어 많은 호응을 얻지 않았나 싶다”고 자신이 생각하는 인기 비결을 꼽았다.
무명의 트로트 가수와 그리고 가요계에서 소외돼있던 트로트 장르를 사랑 해준 이들은 단연 시청자들이었다. 물론 그 안엔 실력과 동지애로 똘똘 뭉친 미스트롯 멤버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우려낼 대로 우려낸 곰탕 같은 목소리로 소름을 선사했던 홍자는 “매 경연을 하면서 서로 얼마나 매순간 힘든 경연을 하고 있는지, 말 안해도 알고 있으니까 동지애 같은 것이 생겼다.”고 말했다.
트로트가수에 도전한 개그우먼 김나희는 “경쟁자보단 동료애로 으쌰으쌰 했던 점을 좋게 봐주시고 사랑도 받은거 같다. ”고 의미를 짚었다. 김나희는 :5년 넘게 개그우먼을 했지만 아직도 나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각자만의 무명생활이 있었던 사람들은 서로 그간의 힘든걸 다 알고 있기 때문에 다 같이 잘되자는 마음이 컸다. 경쟁자보단 동료애로 서로에게 다가갔다“고 전했다.
송가인 역시“ ‘미스트롯’을 함께한 분들도 다들 인정이 많고 따뜻하고 좋았다. 대기실에서 보면 시기나 질투가 아니라 서로 부족한 걸 챙겨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좋았다. ”며 끈끈한 동료애를 전했다.
‘히든싱어’ 이선희 모창가수로 5년간 활동했던 정다경은 아들과의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전했다. “방송 초반 춤을 추면서 연습하고 있는데 아들이 ‘엄마 춤 추지마. 뚱뚱해서 별로야’라고 하더라. 그런데 결승까지 올라가지 반응이 달라졌다”고 전한 것. 그는 “ 아들이 방송 중 TV에 한번 나와 학교에서 인기스타가 됐다. 엄마가 ‘미스트롯’ 선이 됐다고 엄청 자랑도 했다고 한다.”며 행복한 속내를 밝혔다.
5인의 가수들은 ‘미스 트롯’으로 일어난 트로트 인기를 언급하며 지속적인 관심과 기대도 당부했다. ‘제2의 송가인’ ‘제 2의 홍자’를 꿈꾸는 이들에 대한 조언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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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트롯 진에게는 상금 3천만원, 100회 행사, 조영수 작곡가의 신곡이 수여된다. 이미 1등 신곡 녹음도 마친 송가인이다. 마지막 발표에 송가인은 “사실 떨어질 줄 알았다. 이쁘지도 않고, 몸매도 안 좋고. 트렌디하지도 않은 내가 될까 했다”고 눈물을 펑펑 쏟아내며 “한 획을 긋는 트로트 가수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혀 열화와 같은 박수를 끌어낸 바 있다.
송가인은 “이번 프로그램으로 트로트 시장이 활성화 되고 행사가 많아지고 있다. 반짝 하고 사라지는 게 아니라 지금 사랑받는 게 유지가 됐으면 싶다. ”고 바람을 전했다.
송가인은 ‘제2의 송가인’을 꿈꾸는 이들을 향해 “이거 아니라면 죽는다 하는 심정으로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송가인은 “시즌2 ‘미스터트롯’을 하게 된다면 옛날노래부터 현대노래까지 공부를 많이 하고 나왔으면 좋겠다. 그냥 노래 좀 한다고 나오지 말고 진지하게 신중하게 임했으면 좋겠다. ”고 조언했다.
홍자 역시 “후배들이 봤을 때 우리를 보고 ‘이런 마음이 먹어질 수 있겠구나’ 생각이 들더라. 사명감과 책임감을 갖게 될 것 같다.”고 다짐했다.
김나희는 “자기만의 색깔이나 누구도 대체할수 없는 캐릭터가 있었으면 좋겠다. ”고 조심스럽게 조언했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