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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018년 10월, 부천의 한 모텔에서 걸려온 아무 말 없는 신고 전화 7통. 여러 번의 신고 전화 끝에 사람이 죽었다는 내용과 모텔 주소가 적힌 문자 신고들이 접수된다. 현장에 도착한 119 구급대와 지구대 경찰은 모텔 방 침대에 나란히 누워 의식이 없는 박소정(가명) 씨와 이미 싸늘하게 숨진 유호철 씨를 발견한다.
사건 현장에는 두 사람이 함께 약물을 투약한 것으로 보이는 링거와 수많은 약물 병들이 흩어져 있었고, 곳곳엔 핏자국도 발견됐다. 모텔 방에 함께 있었던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살았고, 다른 한 사람은 이미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소정(가명) 씨는 급히 인근 대학병원 응급실로 옮겨졌고. 호철 씨 시신은 장례식장으로 옮겨졌다. 같은 방에서 발견된 두 남녀는 그 날, 삶과 죽음의 각기 다른 운명으로 갈렸다.
소정(가명) 씨는 평소 카드빚으로 인해 경제적으로 힘들어했다는 호철 씨가 먼저 죽고 싶다는 이야기를 꺼냈고, 그를 진심으로 사랑했던 그녀 또한 그와 함께 동반자살을 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소정 씨는 사건 발생 일주일 전부터 호철 씨와 함께 동반자살을 계획했고 이를 실행하게 됐다고 주장한다.
전 간호조무사였던 소정 씨는 사건 전날, 미리 함께 죽기 위한 약물을 준비했고 사건 당일 호철 씨와 함께 동시에 같은 약물을, 오히려 자신이 더 많은 양의 약을 준비해 투약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자신은 어째서인지 링거 바늘이 빠져있어 살았고. 깨어났을 땐 이미 호철 씨는 죽어있었다고 한다. 혼자만 살아남은 소정씨는 호철 씨의 뒤를 쫓아가기 위해 챙겨온 다른 약물들을 추가로 투약했고. 이 과정에서 정신을 잃었다가 되찾았다가를 반복하다 119와 112에 신고를 하기에 이르렀다고 한다. 두 사람이 모텔로 들어선지 13시간만이다.
병원으로 옮겨지고 나서도 죽겠다고 난동을 부렸다는 소정 씨. 같은 날, 같은 약을 함께 투약했지만 어떻게 그녀만 살아남았던 걸까. 그녀는 사랑하는 사람을 바로 곁에서 먼저 떠나보낸 비극의 주인공인걸까. 소정 씨만이 알고 있는 사건 당시 밀실의 진실, 제작진은 그녀의 진술대로 약물 투여과정을 시연해보았다.
반면 호철 씨 가족들과 친구들은 호철 씨의 자살은 말도 안 된다고 주장한다. 호철 씨의 빚은 이미 개인회생 절차를 밟으며 갚아가고 있어 문제가 없고, 아버지 사업도 물려받을 준비를 하고 있어 경제적인 어려움은 없었다고 한다. 또한 동반자살을 일주일간 계획했다는 두 사람의 통화와 문자, 메신저 등에서는 어떠한 자살 징후도 발견되지 않는다.
소정 씨의 자취를 쫓던 제작진은 취재 중 뜻밖의 인물을 만나게 되는데, 결혼까지 생각할만큼 호철 씨를 사랑했지만 이미 다른 남자와도 동거를 하고 있었다는 소정 씨. 게다가 평소 자신을 대형병원 간호사로 소개했던 것조차 거짓말로 드러나는데 그녀의 진짜 모습은 무엇일까? 이번 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확인해본다.
/김주원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