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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형식, “입대 전 마지막 작품...‘배심원들’이기에 가능했다”

첫 영화 데뷔, “연기에 대한 개념 및 폭이 확장 된 작품”

  • 정다훈 기자
  • 2019-06-02 18:56:50
  • 영화
“‘배심원들’이기에 가능했어요. 혼자가 아니었으니까요.”

보이그룹 제국의 아이들로 데뷔 후 연기돌로 입지를 다져온 박형식이 ‘배심원들’로 스크린 데뷔에 나섰다. 첫 영화 경험으로 “작품의 본질을 보는 눈이 생겼다”고 조심스럽고 털어놓은 박형식은 “배심원 선배님들과 함께했기에 가능했던 작품이다”고 함께한 배우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배심원들’(각본감독 홍승완, 제공배급 CGV아트하우스, 제작 반짝반짝영화사)은 2008년 우리나라에 처음 도입된 국민참여재판의 실제 사건을 재구성한 작품이다. 첫 국민참여재판에 어쩌다 배심원이 된 보통의 사람들이 그들만의 방식으로 조금씩 사건의 진실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인터뷰] 박형식, “입대 전 마지막 작품...‘배심원들’이기에 가능했다”
/사진=양문숙 기자

박형식은 극 중 포기를 모르는 청년 창업가 8번 배심원 권남우로 분했다. 재판장과 동료 배심원의 눈총을 받으면서도 의심의 여지가 사라질 때까지 되묻기를 반복하는 인물로 재판장 김준겸(문소리)에게 초심을 상기시킨다. 박형식은 “‘권남우’는 소극적인 모습인 것처럼 보이지만 자기 할 말은 하는 캐릭터다.”라고 전했다.

MBC ‘일밤-진짜사나이’ 속 순수한 박형식을 인상 깊게 기억한 홍승완 감독은 “쉽게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순수함을 간직한 느낌이 박형식의 얼굴에 있었다”고 캐스팅 이유를 전했다.

홍승완 감독은 박형식에게 “캐릭터 연구를 하지 말라“고 주문했다. 이전 드라마 경험과 너무나 다른 환경에 당황한 것도 잠시, 첫 촬영 땐 한 장면을 27테이크를 찍으면서 멘탈이 나갔다고 아찔한 털어놨다.

“감독님께서 리얼함을 원하셨어요. 캐릭터 연구도 하지 말고 그냥 오라고 하시더라고요. 처음엔 이렇게 촬영해도 되나 싶었어요. 근데 감독님이 자기만 믿고 따라오라고 하시더라고요. ‘우리나라에 배심원제가 있는 것 처음 알았는데요’가 첫 촬영 첫 대사였는데 이걸 27테이크 찍었어요. 이땐 정말 멘탈이 나갔어요. 문소리 누나가 아니었으면 정말 힘들었을텐데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20 테이크쯤 찍던 중 박형식은 심하게 자책하게 됐다고 했다. ‘내가 정말 못하나?’ 란 생각을 하는데, 옆에 있던 문소리 배우가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줬단다. 이창동 감독님과 함께한 영화 ‘오아시스’ 때 기본 3~40 테이크를 했고, 그게 당연한 줄 알았다고.

“선배님은 제가 당황하고 멘탈이 나가기 시작하는 모습을 보고 자신의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나도 이창동 감독님이랑 처음 영화 찍을 때 40 테이크씩 찍었어‘ 하시더라. 그러니까 네가 잘못한다고 생각하지 말아라’, ‘100 테이크 가도 상관없으니까 편하게 하라’라고 했어요. 모두 처음이라 톤 작업이 어려운 거라고. 죄송한 마음을 가지지 말라고 거들어주셨어요. 그 뒤로는 마음을 편하게 가지니 좀 더 순조롭게 진행이 됐어요.”


전석호 배우를 통해 영화에 대한 판타지를 갖게 됐다는 박형식. 그는 “정말 궁금했는데 첫 영화를 행복하게 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라고 말했다.

“영화를 엄청 찍고 싶었어요. ‘형식아 영화 현장에 가면 네 마음대로 해도 된다’ ‘너의 세상을 펼칠 수 있다’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그 말을 듣고 도대체 영화 현장은 어떻길래? 궁금증과 기대감이 커졌죠. 해보고 나니 그 말이 이해가 갔어요.”

[인터뷰] 박형식, “입대 전 마지막 작품...‘배심원들’이기에 가능했다”

[인터뷰] 박형식, “입대 전 마지막 작품...‘배심원들’이기에 가능했다”
/사진= 매니지먼트 UAA

[인터뷰] 박형식, “입대 전 마지막 작품...‘배심원들’이기에 가능했다”
/사진= 매니지먼트 UAA

영화 현장은 선배들의 입에서 오르내리던 ‘판타지’로만 끝나지 않았다. 함께 머리를 맞대고 작품을 분석하고 고민하고 호흡하는 시간이 너무도 행복했기 때문이다. 마치 공연 한편을 정성스럽게 준비하는 것처럼.

“신 마다 의미를 곱씹고 정성을 기울일 수 있는 부분이 특히 좋았어요. 그런 부분에 관해 갈증을 느끼던 차였나봐요. 마치 공연을 올리기 전에 연습을 한 뒤 실제 공연을 올리고 행복해하는 기분이었어요. 선배님들이 연기하는 것만 봐도 배울 점이 많았죠. ‘아, 저 장면을 저렇게 연기하시는구나’ 깨닫곤 했어요. 연기에 다가가는 접근성, 가치관 같은 것 등이 좋은 영향을 미쳤어요.”

박형식이 ‘배심원들’을 통해 얻은 건 “영화는 캐릭터보다 메시지이다”는 거였다. 그는 “연기로 뭔가 하려는 것보다 영화가 진짜 주인공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며 “그간 저의 연기는 수박 겉핥기였던 거 같다.”는 말도 꺼냈다.

“작품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게 쉽지 않은데, 남우를 연기하며 새로운 걸 경험했어요. 캐릭터 자체보다 영화가 주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더 깊이 고민하고, 의미에 대해 고민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캐릭터 연구보다 더 어려운 게 그런 고민이지만, 그런 깨달음을 얻은 작품입니다.”

[인터뷰] 박형식, “입대 전 마지막 작품...‘배심원들’이기에 가능했다”
/사진= 매니지먼트 UAA

지난 2010년 아이돌 그룹 ZE:A(제국의아이들)로 데뷔한 박형식은 예능을 거쳐 연기자로 변신했다. KBS2 ‘화랑’(2016), JTBC ‘힘쎈여자 도봉순’(2017), KBS2 ‘슈츠’(2018) 등에 출연했다.

박형식은 1991년생으로, 올해 6월10일자로 수도방위사령부 헌병대로 입대를 앞두고 있다. 입대 전 마지막 작품이 좋은 기억으로 남아서, 더 행복하다는 그다. 박형식은 ‘아기병사’ 이미지를 심어줬던 예능 프로그램 MBC ‘일밤-진짜 사나이’를 통해 수방사에서 군 생활을 체험했던 바 있다.

입대를 압둔 소감을 묻자, “새로운 경험이라고 생각해서, 특별히 압박감이나 부담감을 느끼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집돌이인 그가 요즘은 보고 싶었던 친구들과 약속을 잡느라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단다.

“얼마 전 가족여행도 다녀왔고요. 집돌이라 집에 나가는 성격이 아닌데 변하더라고요. 보고 싶은 사람들을 빨리 만나고 얼굴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려고 해요. 계속 연락하고 보려고 해요. 진짜로 거기 (군대)에 가면 훈련만 받으면서, 아무 생각 없이 나대로 있을 수 있겠죠. 그들과 함께 지내면서 또 다른 뭔가를 경험하게 되지 않을까요.”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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