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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실각설, 와병설에 숙청설까지 돌던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3일 북한 매체를 통해 공개 석상에 나온 모습이 보도됐다.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이날 부인 리설주와 함께 제2기 제7차 군인가족예술소조경연에서 당선된 군부대들의 공연을 관람했다. 노동신문은 김정은 위원장 등 관람객들이 박수 치는 사진을 보도했고, 사진 속에서 김영철 부위원장은 김정은 위원장과 같은 열에 앉아 있었다.
김영철 부위원장은 하노이 핵 담판 실패 이후 꾸준히 신변이상설이 제기돼 왔었다. 통상적으로 북한에서는 최고 지도자의 명성에 흠이 되는 사건이 발생하면 주변 간부에게 크게 책임을 묻는다. 하노이 핵 담판의 경우 김정은 위원장이 베트남까지 66시간 열차 이동을 한데다 회담 전부터 북한 내부적으로도 주민들에게 대대적으로 홍보됐던 터라 회담 도중 결렬의 충격이 매우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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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김영철 부위원장이 지난 4월 열린 노동당 제7기 4차 전원회의에서 통일전선부장직을 장금철에게 넘기면서 하노이 핵담판 무산의 책임자로 몰린 게 아니냐는 관측이 더 커졌다. 국내 일부 언론은 대북 소식통을 인용, 김영철 부위원장이 혁명화 조치를 당해 강제 노역 중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공개 석상에 등장, 정치적 건재함을 과시했다.
이날 공연 관람에는 김영철 부위원장 외에도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겸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과 리만건·박광호·리수용·김평해·최휘·안정수·박태덕 당 부위원장, 박태성 최고인민회의 의장, 김수길 군 총정치국장, 김기남 당 중앙위 고문 등 노동당 고위간부 등도 모두 참석했다.
노동신문은 “경애하는 최고 영도자 김정은 동지가 리설주 동지와 함께 극장관람석에 나오자 전체 참가자들은 폭풍 같은 만세의 환호성을 터뜨렸다”면서 김 위원장이 “당정책을 민감하게 반영한 사상예술적 감화력이 큰 훌륭한 공연을 진행한데 대해 커다란 만족을 표시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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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김 위원장은 이달 들어 3일 연속 공개 행보를 과시하고 있다. 1일엔 자강도 일대 군수공장과 교육시설을 현지 지도했고, 2일엔 평남 종합기계공장을 방문해 공정 현대화를 강조했다. 지난 달 단거리 미사일 발사 후 23일 만에 잠행을 끝낸 김 위원장은 산업, 교육, 예술 등 전방위 행보를 보이며 체제 건재를 과시하는 모습이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