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현실 공감 자아내는 명장면! “실전은 기세야 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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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은 전원백수인 ‘기택’네 장남 ‘기우’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되는 두 가족의 걷잡을 수 없는 만남을 그린 이야기. <기생충>에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첫 번째 명장면은 유독 젊은 관객들의 공감을 자아내고 있는 전원백수 가족의 장남 ‘기우’(최우식)의 장면이다. 가족의 고정수입을 위해 글로벌 IT기업의 ‘박사장’(이선균)네 고액 과외 면접을 보러 간 ‘기우’는 ‘연교’(조여정)에게 참관 수업 제안을 받게 된다. 어떻게 수업이 진행될지 흥미로운 가운데 ‘기우’는 “실전은 기세야 기세!”라는 박력 넘치는 말로 ‘연교’와 ‘다혜’(정지소)의 마음을 단 번에 사로잡는다. 이 대사는 네 번의 대입 실패 후 백수로 살아가고 있지만, 삶에 대한 노력과 희망을 잃지 않는 ‘기우’의 성격을 온전히 드러내는 대사이자, 녹록지 않은 오늘날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충분히 공감할 만한 대사로 깊은 인상을 준다.
#2. 맥주를 통해 담아내는 백수 가족의 삶의 변화! 발포주에서 수입 맥주로! 봉준호 감독의 깨알 디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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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의 두 번째 명장면은 전원백수 가족 ‘기택’(송강호)네가 맥주를 마시는 장면이다. 먼저, 고정수입 없이 생활고 속에서 살아갈 때 ‘기택’네 가족은 조촐한 안주와 함께 발포주를 마신다. 그러나, 전원백수 가족에게 고정수입이 생겨난 이후에는 소고기와 함께 수입맥주를 마시고 있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이는 소품을 통해 가족의 삶의 질을 느끼게 하는 대표적인 예로, ‘기택’네의 삶의 수준이 서서히 좋아지고 있음을 단번에 느낄 수 있게 한다. 특히, 모든 가족들이 수입 맥주를 먹고 있는 와중에도 예전에 먹다 남은 발포주를 먹고 있는 ‘충숙’(장혜진)의 모습은 관객들에게는 소소한 웃음을 안겨줄 수 있는 장면이자, 봉준호 감독의 세세한 관찰력이 빛을 발하는 명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3. 음악으로 완성된 진정한 ‘믿음의 벨트’ “믿는 사람 소개로 연결, 연결. 이게 최고인 것 같아. 일종의 뭐랄까. 믿음의 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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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IT기업의 CEO ‘박사장’의 아내인 ‘연교’는 바쁜 남편을 대신에 아이들 교육과 고용인 채용 등 가정일을 전적으로 맡아 책임지고 있다. 그는 이 일들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믿고 있지만, 워낙 심플하고 순진한 성격이기에 아는 사람을 통한 연결이 최고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믿는 사람 소개로 연결, 연결. 이게 최고인 것 같아. 일종의 뭐랄까 믿음의 벨트?”라는 대사와 함께 약 8분 동안 ‘연교’가 고용인을 채용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은 봉준호 감독과 정재일 음악감독이 영화 속에서 가장 공을 들인 장면 중 하나로 꼽는다. 화려한 오케스트라 음악과 롱테이크, 몽타주 등 빠른 화면 전환이 완벽히 어우러진 이 장면은 마치 ‘공연의 1부 피날레’처럼 느끼기에 충분하다. 정재일 음악감독이 “<기생충>에서 오프닝 곡만큼 힘들었던 곡은 <믿음의 벨트>다. 한 곡이 8분짜리 시퀀스를 꽉 채워야 했고, 음악이 연기를 하고, 인물이 배경에서 각자 할 일을 하는듯한 느낌을 주고 싶어 많은 공을 들일 수밖에 없었다”라고 밝힌 만큼 예측불허의 전개와 어우러지는 완벽한 음악은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명장면으로 탄생했다.
언제나 통념을 깨는 동시에 허를 찌르는 상상력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던 봉준호 감독의 새로운 ‘가족희비극’ <기생충>.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등 연기파 배우들의 변신과 호연이 어우러져, 강렬하고 신선한 영화로 호평받고 있는 <기생충>은 전국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김주원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