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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박4일간의 미국 워싱턴DC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이 14일 “(미국 측이) 한미일 협력이 훼손돼서는 안된다는 점과 반도체, 그리고 디스플레이, 글로벌 공급체계에 영향을 미쳐서 미국 기업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데도 많이 우려했고 우리 입장을 잘 이해했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다만 “제가 미 측에 직접 중재를 요청하지는 않았다”며 “미 국무부 대변인이 어제 브리핑에서 한미일 3국 관계 강화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한 언급 자체가 제 답을 대신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김 차장은 이날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방미 결과와 관련 “당초 생각했던 목표를 충분히 이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백악관 인사들, 상하원들, 두루두루 만나서 일본의 우리에 대한 일방적 조치의 부당성을 잘 설명했고, 그리고 일본의 이런 조치가 동북아 안보 협력에 미칠 영향에 대해 다들 우려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김 차장은 다만 이번 방미에서 미국 측에 우리가 중재를 요청하고 미국 측이 이에 화답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자꾸 미국에 중재를 요청했는지 물어보는데, 이번 방미 시 미측이 우리 입장에 대해 충분히 공감한 만큼 미측이 필요하다면 필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차장은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가 “아직 미국이 중재할 때가 아니다”라고 밝힌 것과 관련해선 “제가 워싱턴에서 들은 내용과 다소 온도차가 있지만 여기 국내에서 미국 대사관이 언급한 데 대해서는 제가 그 이상 코멘트를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앞서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김 차장은 해리스 대사의 발언에 대해 “표현을 좀 더 잘할 수도 있었을 것”라며 다소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기도 했다.
김 차장은 “한미는 언제든지 한미일 협의를 개최할 수 있다는 입장이나 일본이 아직 준비가 안 된 것 같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는 전략물자가 북한으로 밀반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일본 측 주장에 대해 미측도 우리와 같은 평가를 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일본 측이 주장하는 전략물자 밀반출 가능성이 억지 주장이라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미국 측이 공감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 차장은 ‘구체적으로 손에 잡히는 성과가 없지 않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우리 동맹국인 미국과 (일본의) 부당한 조치에 대해 충분히 공감대가 형성됐고, 미 국무부 대변인이 한미일 관계를 향상시키겠다는 데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한 면에 대해서 성과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