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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김태호 PD의 새로운 예능 실험이 성공할 수 있을까. 그가 MBC 간판 예능프로그램이었던 ‘무한도전’을 종영한 지 1년 4개월 만에 새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와 ‘같이 펀딩’을 들고 돌아왔다.
김 PD는 25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 초부터 본격적으로 어떤 프로그램을 해볼지 후배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며 “한 달마다 트렌드와 이슈가 바뀌는 거 같아 계속 고민하다가 두 가지 프로그램으로 인사드리게 됐다”고 소개했다. ‘놀면 뭐하니?’ 는 ‘무한도전’이 방송되던 토요일인 27일 첫 방송되며, ‘같이 펀딩’은 내달 방송을 시작할 예정이다.
김 PD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참여해 후배들과 함께 두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그는 “회사에서 공식 직함을 준 적은 없지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라는 역할을 해야 하지 않나 생각했다”며 “20년간 여러 시행착오를 통해 ‘이렇게 하면 잘 되더라, 잘 안 되더라’ 같은 데이터가 누적돼있는 만큼 프로그램의 큰 그림을 그리면서 자문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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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 뭐하니?’는 릴레이 카메라 형식의 예능으로 김 PD와 오랫동안 호흡을 맞췄던 유재석이 출연한다. ‘같이 펀딩’은 가치 있는 아이디어를 시청자들의 참여로 ‘같이’ 만들어가는 크라우드 펀딩 기반의 프로그램이다. 특히 ‘놀면 뭐하니?’의 경우 유튜브를 통해 먼저 선보여 화제가 됐다. 채널 개설 한 달 만에 유튜브 구독자 수가 30만 명에 육박했다. 김 PD는 “지난 20일 프로그램을 본격 시작하기 전에 유튜브에 있던 내용을 그대로 모아 방송했지만 앞으로는 TV에 맞게 편집해 보여드릴 예정”이라며 “유튜브는 방송을 시작했으니 그만두는 것이 아니라 어떤 콘텐츠를 보여드릴지 제작해나가면서 고민해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김 PD는 “토요일 저녁 시청률이라는 수치가 프로그램의 가치나 평가 기준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다음날, 그 다음날에도 화제가 되는 프로그램이 되기 위해 방송과 함께 포털, 유튜브를 같이 해보자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대표 예능 PD인 김 PD는 거액의 이적설 등이 돌았으나 MBC에 남아 새 프로그램을 선보이게 됐다. 그는 계속 MBC에 있는 이유에 대해 묻자 “너의 꿈이 MBC 사장이냐 묻는 사람도 있다”며 운을 띄웠다. 그는 “PD라는 직업이 너무 좋은데 결과적으로 하고 싶은 건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시스템이 마련되고 팀이 마련돼 이 안에서 안정적으로 프로그램이 생산되면 좋겠고, MBC 내 작은 스튜디오 같은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며 “오늘은 저 혼자 이 자리에 섰지만 다음에는 후배 PD들과 함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큰 사랑을 받았던 ‘무한도전’이 다시 돌아올 가능성에 대해도 언급했다. 김 PD는 “올 초에도 회사와 ‘무한도전’을 새롭게 시작하려고 준비했다”며 “1주년 기념 이벤트 등 시도가 있었는데 처음 기대에 못 미치면서 지금 하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판단이 나왔다”고 밝혔다. 다만 “‘무한도전’은 다시 하고 싶은 프로그램이고, MBC 입장에서도 의미 있는 프로그램”이라며 “멤버들과도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김 PD는 쉬는 동안 시청자들에 대한 고마움을 크게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시청자로 돌아가 다른 프로그램들을 시청하면서 시간을 딱 정해놓고 TV를 보는 게 얼마나 힘든 건지 알게 됐다”며 “시청자분들에게 감사하다”고 강조했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