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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으로 떠나는 시간여행’ 소프라노 주미영 독창회 개최

  • 정다훈 기자
  • 2019-08-21 13:56:48
  • 문화
“황홀하고 찬란했던 그 시절, 바로크 시대로 초대합니다”

바로크 시대는 1600년에서 1750년으로, ‘일그러진 진주’라고 불릴 만큼 화려한 스타일의 음악이 사랑받았다. 유럽을 풍미했던 바로크 시대 음악은 그 시대 건축물에서 엿볼 수 있듯 화려하고 웅장함을 자랑한다. 특히 당시 음악계를 주도했던 이탈리아 성악 스타일은 유럽 전역에서 인기를 끌었을 만큼 매력적인 선율이 돋보인다.

‘음악으로 떠나는 시간여행’ 소프라노 주미영 독창회 개최

폴리포니 관습대로 여러 개의 목소리로 동시에 연주하던 르네상스 시대 음악과 달리, 모노디라는 새로운 독창 형식을 발달시킨 후 카스트라토로 대표되는 화려한 독창의 기교적인 성악 기법을 통해 개인의 영혼과 고뇌, 정념 등의 감정과 이성을 녹여내고 있다. 획일화된 형식을 타파하고 자유로운 세계를 추구하는 이들에게 있어 바로크 음악은 듣는 순간 생명력 넘치는 음악이 아닐 수 없다.

1700년대 초, 이탈리아 바로크 궁정에서 울려 퍼지던 음악을 그 원래의 오리지널 악기를 사용한 사운드와 연주법 그대로, 2019년의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만나볼 수 있게 됐다. 오는 8월 30일(금) 오후 7시 30분 서울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바로크시대 음악을 그대로 재현한 특별한 공연 ‘소프라노 주미영 독창회’가 열린다.

소프라노 주미영은 음악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한 다른 성악가들과 달리 서강대학교 학부시절에 역사학을 전공했다. 자신의 음악적 열정과 재능에 도전하기 위해 28살의 나이에 숙명여대 대학원으로 학부를 거치지 않고 바로 입학했으며, 그 후 석사를 취득하면서 서양음악의 기초를 다졌다.


이후 독일과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유럽에서 8년간 학업과 연주 경력을 이어 나갔고, 이탈리아 밀라노 국립음대에서 헨델의 로마 체류 시절 성악곡을 연구한 논문으로 이탈리아인들을 제치고, 밀라노 국립음대 최초로 바로크 성악부문 최고연주자 1호 학위를 따냈다. 이후 미국 피바디 음대에서 전문연주자 과정을 졸업하고 미네소타 주립대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며, 현재도 오페라는 물론, 예술가곡과 종교곡 전문 콘서트 연주자로 활동하며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폭넓은 자신만의 스펙트럼을 보여주는데 힘쓰고 있다.

사학과 성악을 심도 있게 공부한 만큼 소프라노 주미영의 이번 독창회에서는 음악뿐만 아니라 역사적 고증을 거쳐 무대와 의상까지 바로크 시대를 그대로 재현하는데 중점을 뒀다. 여기에 전원 유럽에서 고전음악을 전공한 연주자로 구성된 바로크 앙상블팀이 합세해 쳄발리스트 김희정의 리드 아래서 무더위에 지친 이들로 하여금 전혀 색다른 공간으로 시간 여행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의 무대를 준비해 기대감을 더한다.

‘베로니카와 함께 하는 시간여행’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독창회는 1부와 2부로 나눠 진행된다. 1부는 협주곡 ‘사계’ 작곡가로 친숙한 비발디의 성악과 앙상블을 위한 모테트 작품인 ‘Nulla in mundo pax sincera(이 세상에 참 평화 없어라)’를 통해 1735년 바로크 음악의 발상지인 이탈리아의 3대 중심 도시 중 하나인 베네치아로의 음악 여행이 시작된다. 이어 영화 ‘Farinelli(파리넬리)’로 익숙한 카스트라토 가수 파리넬리의 음악 선생이었던 작곡가 포르포라의 칸타타 ‘Or che d’orrido verno(그 무서운 겨울이)’라는 곡으로 당시 정치, 사회, 문화적으로 최고의 번영기를 이루던 도시 나폴리에 있는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2부에서는 바로크시대를 지나 인간의 지성과 내면의 감정에 귀를 기울일 있는 독일 낭만주의 시대로 변주된다. 시대를 뛰어넘는 독일 시인 괴테의 작품에 등장하는 줄라이카 여인에 대한 시를 주제로 한 독일 낭만주의 작곡가들의 대표작들을 피아니스트 함유진의 피아노 반주와 함께 2부의 서막이 열린다. 이어 신대륙으로 시간과 공간을 옮겨 현대 미국작곡가인 아르젠토의 자유분방하고 명랑한 음악의 세계로 이동한다.

소프라노 주미영씨는 “바로크 시대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성당에서 출발해 나폴리 궁정을 거친 후, 시대를 건너 낭만주의 시대에 슈베르트가 활동한 오스트리아 빈에서 멘델스존과 슈만이 활동한 독일을 거쳐 다시 볼프가 은둔하던 곳 오스트리아 빈으로 돌아갑니다”라며 “그 후 시간과 장소를 현대 미국으로 옮겨와 아르젠토의 재치 있는 현대 성악작품을 통한 시간을 거슬러 올라오는 음악여행을 할 수 있을 것”전했다.

이번 소프라노 주미영 독창회의 음악을 통한 바로크시대 일주여행에는 아마추어 테너이기도 한 윤정진 치의학 박사가 뮤직 큐레이터를 맡았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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