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주 투자 심리가 회복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코스닥시장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다시 5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주가 상승을 기대하고 빚을 지면서 주식에 투자한 금액이 늘어난 것이다. 반면 기관투자자들은 바이오주를 중심으로 ‘팔자’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코스닥시장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지난 17일 기준 4조 8,44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6월 말 5조6,725억원에서 8월 말 4조4,690억원 수준으로 줄었다가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신약 임상 3상 관련 악재 여파로 급락했던 신라젠(215600), 헬릭스미스(084990), 에이치엘비(028300) 등이 이달 급등락세를 보이자 단타 차익을 토린 개인 투자자들의 매매가 급증했다는 진단이 나온다. 이영곤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코스닥 대형 바이오주들이 임상 이슈 등으로 등락 폭이 커지면서 개인들의 매매를 촉발하는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지난 17일 ‘바이오·제약주 관련 투자자 유의사항’이라는 제목의 보도 참고자료를 내고 ‘투자 주의보’를 내리기도 했다.
개인들의 바이오주 투자가 재개되면서 이달 (18일 기준) 코스닥 시장 일 평균 거래액(4조 6,321억원)이 유가증권시장(4조 1,842억원)을 앞질렀다. 지난 8일의 경우 코스닥 거래액이 6조 1,105억원으로 유가증권시장(4조2,563억원)보다 1조8,542억원이나 더 많았다. 개인 거래 급증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코스닥시장에서 개인 거래 비중은 7월 84.93%에서 8월 82.87%로 감소했다가 9월 85.37%로 높아졌고 이달(17일 기준)에는 85.67%로 더 증가했다.
이달 코스닥 시장 개인 순매수 금액은 2,970억원으로, 순매수 금액 상위 10개 중 바이오주가 헬릭스미스·신라젠·메디톡스(086900)·녹십자웰빙(234690)·메지온(140410)·올리패스(244460) 6개다. 반면 기관 투자가들은 코스닥시장에서 바이오주를 중점 매도하고 있다. 기관은 코스닥에서 9월까지 매월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왔으며 이달에도 4,120억원을 팔아치웠다. 순매도 금액 상위 10종목 중 바이오주가 메지온·메디톡스·녹십자웰빙·헬릭스미스·올리패스·에이치엘비 6개다. /박경훈기자 socoo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