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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카이 정기열, "유별난 제자에서 좋은 가수로..스승 박인수 교수와 한 무대"

단독콘서트 '카이의 서울 클래식' 24일 LG아트센터

  • 정다훈 기자
  • 2019-10-23 21:48:58
  • 문화
뮤지컬 ‘벤허’, ‘팬텀’, ‘엑스칼리버’, ‘프랑켄슈타인’, ‘몬테크리스토’등 다양한 작품의 타이틀롤을 맡아 쉬지 않고 무대를 누비는 배우 카이(본명 정기열)가 5년 만에 새 앨범 ‘카이 인 코리아(KAI IN KOREA)’를 발매한다. 앨범 발매일인 24일에는 서울 LG아트센터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기도 한다.

연초부터 준비 해온 ‘KAI IN KOREA’에는 ‘향수’, ‘애모’ 등이 수록됐다. 원곡 가창자이자 카이의 서울대 시절 은사인 성악가 박인수가 ‘향수’ 녹음을 함께 했다. 2년 넘게 한국관광공사 홍보대사로 활동 중인 카이는 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에서 공연을 많이 했다. ‘외국인 및 교민, 관광객들 앞에서 노래할 때 카이라는 사람의 본질을 보여줄 만한 한국적 음악이 무엇일까’라는 고민을 계속 하게 됐다는 그는 ‘카이 인 이탈리아’(Kai in Italy)에 이어 2집 ‘카이 인 코리아(KAI IN KOREA)’를 들고 나오게 됐다.

[인터뷰] 카이 정기열, '유별난 제자에서 좋은 가수로..스승 박인수 교수와 한 무대'

노력중독자 카이와 스승 박인수 백석대 음악대학원장과의 인연은 특별하다. IMF시절 힘든 시기를 겪으면서 등록금을 마련하느라 주점에서 일할 때, 용돈을 찔러주면서 ‘음악할 사람이니 관둬라’는 말을 하기도 했던 스승이다. 자신이 참여할 무대에 제자를 세워 출연료를 받게 해주시기도 했다.

카이가 처음부터 박인수 교수를 따랐던 건 아니다. 그는 자신은 ‘유별난 제자’였다고 표현했다. 스승에게 반항도 많이 했을 뿐 아니라 지시하는 것도 ‘네’라고 바로 답하지 않았다. 선배들 사이에서도 말 안 듣는 후배로 손 꼽혔다. 진짜 속내는 학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자신의 의견을 쉽사리 굽히지 않는 성격 탓도 있었다.

이런 카이를 두고 스승 박인수는 “유별스런 성격은 날 닮았다”고 말하기도. ‘유별스럽다’는 표현 역시 제자에 대한 애정이 있어 가능했다.

카이에게 있어서 박인수는 음악의 뿌리이자 희로애락을 함께 한 아버지와 같은 존재였다. 이번 콘서트에 게스트로 등장한다. 카이는 “‘향수’(1989)는 헌정의 개념으로 앨범에 담게 됐다”라며 “80대가 되신 스승을 녹음실에 직접 모셔 담소를 나누듯 녹음을 했다”라고 말했다. 대학 시절 우연스럽게 찾아왔지만 결국 이루지 못했던 스승과의 ‘향수’ 듀엣 무대의 꿈을 이룰 수 있는 콘서트가 될 전망. 그는 “좋은 가수가 돼서 교수님과 이 노래를 부르고 싶다는 소망을 이룰 수 있게 됐다”며 웃었다.

한가지 더, “마치 아들이 장가를 가면 부모님께 양복을 해드리는 것처럼, 이번 무대에 함께서는 영광 외에도 선생님께 연주복을 맞춰드릴 수 있어 행복하다”고 털어놨다.

[인터뷰] 카이 정기열, '유별난 제자에서 좋은 가수로..스승 박인수 교수와 한 무대'

[인터뷰] 카이 정기열, '유별난 제자에서 좋은 가수로..스승 박인수 교수와 한 무대'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크로스오버 뮤지션이자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그는 자신의 10년을 돌아보며, “‘모든 게 뜻대로 되지 않았지만, 또 모든 게 뜻대로 됐다 ”고 말했다. 그만큼 특별한 사건을 통해 스타덤에 오른 게 아닌, 차근 차근 뮤지컬 배우의 길을 밟아왔다. ’곱상하게 생긴 도련님‘ 같다는 세간의 선입견을 뒤엎고 늘 새로운 작품에 도전했다.


이를 두고 그는 “이게 내 노력으로만 된 게 아니구나. 신의 장난인가란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노력중독자’에 가까운 그는 어떤 고난 속에서도 꾸역 꾸역 올라왔다. 노력에 중독된 것처럼 이 노력을 끊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차근 차근 밟아온 시간 속엔 자신이 간절히 원했던 소중한 것들이 들어있었다. 여기에 그를 늘 응원해주는 팬들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그는 단순히 응원해주는 사람이 아닌 버팀목이고 또 다른 동료임을 알게 됐다”라고 말했다.

카이는 어떠한 말에도 속지 않았던 스스로를 칭찬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속지 않았다. 카이야.”라며 자신 안에 있던 어리지만 단단한 자신을 불러내 격려를 했다.

“무대 예술이라면, 열심히만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그 말에 속지 않았다. 스스로가 생각했을 때 그 점이 가장 자랑스럽다. 후배들에게 감히 한마디를 할 수 있다면, 역시 절대 속지 말라고 얘기해주고 싶다. 열심히 하고 또 열심히 해야 한다. 죽도록 열심히 해야 한다. 뜻대로 되지 않았지만 모든 게 뜻대로 됐다는 말이 바로 그 의미다.”

한국 뮤지컬을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 알리고 싶은 카이는 뮤지컬 배우로서 전 다양한 사람들과 손잡으며 살고 싶다고 했다. 노래로 세상 사람을 위로하며, 더 많은 사람들과 무대에서 소통하고자 하는 꿈이다. 그러면서 그는 어릴 적 꿈인 수 많은 지역의 사람들의 손을 잡게 되는 ‘톨게이트 직원’ 이야기를 꺼냈다. 그때부터 그는 많은 사람들에게 뭔가를 주고자 했다.

“목표가 있다면, 제 노래로 세상 사람들의 손을 잡아보는 것이 꿈이다. 또 10년이 넘게 지금까지도 바뀌지 않은 저의 몇 가지 지론 중 하나는 무대 위와 밖이 같은 사람이 되자는 것이다. 덜 빛나는 스타가 돼도, 혹은 신비감은 덜한 사람이 되더라도 저는 언제나 정기열일 것이고 인간적인 카이의 모습으로 무대에 설 것이다. 그런 마음으로 콘서트에 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많이 응원해주세요. 저 정기열을 응원해주는 마음도 있지만, 진짜 저를 위해서 노력해주시는 분들 모두를 많이 응원해주셨으면 하는 마음이다.”

[사진=양문숙 기자]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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