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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지역을 기반으로 한 바른미래당 당권파, 민주평화당, 대안신당 주요 의원들이 자유한국당을 제외하고 만든 ‘4+1 예산안’의 가장 큰 수혜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고속도로·철도·국도 등 사회간접자본(SOC)을 중점적으로 500억원 안팎의 예산을 자기 지역구에 두둑이 챙겼다. 반면 증액을 요구한 액수의 3분의1에 불과한 ‘쪼그라든 예산’을 받아든 한국당 의원들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탄핵소추하겠다”고 밝혔다.
서울경제가 지난 1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2020년도 예산안을 분석한 결과 김관영 바른미래당 의원(전북 군산)은 428억원, 장병완 민주평화당 의원은 527억원, 대안신당 소속의 박지원 무소속 의원(전남 목포)은 525억원을 자기 지역구에 증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군산에 새만금~전주고속도로, 광주에 광주~강진고속도로, 목포에 호남고속철도 등 SOC 예산을 대폭 확대했다. 이외에도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전북 전주)와 조배숙 원내대표(전북 익산)가 각각 318억원과 81억원, 유성엽 대안신당 대표(전북 정읍)가 13억원의 예산을 늘렸다.
일각에서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차후 정치적 합의를 고려해 호남지역에 통 크게 예산을 내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상대적으로 진보 성향이 강한 정의당은 선거제·검찰 개혁에 민주당과 뜻을 같이할 가능성이 크지만, 중도 성향이 강한 바른미래당이나 대안신당 의원들을 설득하기 위해 ‘예산 카드’를 꺼냈다는 말이다.
반면 증액 요구분에 크게 못 미치는 예산을 받아든 한국당 의원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인 김재원 의원은 예결위 소위 단계에서 339억원가량을 증액해달라고 요구했으나 그중 82억원만 반영됐다. ‘청송사과연구단지 조성사업’에 30억원을 신청하는 등 예산 확보에 힘썼으나 막판에 4+1 예산협의체가 가동되며 김재원 의원이 논의에서 빠진 결과다. 예결위 한국당 간사인 이종배 의원 역시 소위 때 76억원 증액을 요구했으나 17억원밖에 받아내지 못했다. 김재원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홍 경제부총리를 겨냥해 “특정 당파의 이익을 위해 예산안을 만드는 과정에 개입했다”고 비판했다. 한국당은 홍 부총리 탄핵소추안을 준비하고 있다.
/김인엽기자 insid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