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의 새로운 변화가 시작됐다. 디즈니는 1923년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로 설립된 후 사업영역을 지속적으로 확장해왔고 지금은 테마파크·유료방송·영화·상품(굿즈)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지난 11월 발표된 4·4분기(9월 결산) 실적에 명확하게 드러난다.
영업이익 기준으로 테마파크에서 13억8,000만달러, 유료방송에서 17억8,000만달러, 영화에서 10억1,000만달러를 벌었지만 ‘디즈니플러스’와 훌루(Hulu)가 포함된 DTC사업부에서 7억4,0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디즈니플러스’ 론칭과 훌루 서비스 통합에 따른 비용 증가로 DTC 부문의 적자 규모가 1·4분기 1억3,000달러에서 5배 이상 커졌다.
지금까지 디즈니는 강력한 지식재산(IP)을 테마파크·유료방송·상품 등에 적용하며 성장해왔다. 하지만 글로벌 트렌드 변화로 유료방송의 전망이 어두워지자 디즈니는 결단을 내리고 직접 OTT 사업에 뛰어들었다.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전까지는 DTC사업부의 적자가 지속될 것이며, 기존 OTT에서 발생하던 콘텐츠 유통수익도 사라지게 돼 수익성이 악화할 여지는 있다. 하지만 OTT로의 방향성은 올바르고 성공 가능성도 높다. 그리고 주가가 말해주듯 디즈니 투자자들도 OTT 사업자로의 탈바꿈을 위한 DTC 사업부문의 적자를 매우 현명한 선택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제 오는 2020년 디즈니의 주가 방향성은 ‘디즈니플러스’의 성공 여부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다시 말해 당분간은 분기 실적보다 ‘디즈니플러스’ 구독 수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뜻이다. 일단 출발은 좋다. 출시 하루 만에 가입자 수 1,000만명을 돌파했기 때문이다. 아직은 넷플릭스 가입자(1억6,000만명)에 비할 바는 못되지만 디즈니플러스가 출시할 다양한 독점 콘텐츠와 2021년부터 본격화될 글로벌 진출을 고려한다면 넷플릭스와도 한판 붙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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