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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피격 사건이 일어난 지 10년이 되는 올해 천안함 46용사를 추모하는 ‘서해수호의 날’ 행사가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0년 3월26일 해군의 초계함인 천안함에서 임무수행을 하던 장병 104명 가운데 46명이 목숨을 잃었고 북한 잠수함에 의한 폭침으로 결론 난 천안함 사건 다음해부터 정부는 희생 장병을 기리는 행사를 매년 개최해왔다. 그러나 올해 서해수호의 날 행사는 예년에 비해 작게 치러질 것으로 10일 서울경제 취재 결과 확인됐다.
정부는 2016년부터 서해수호의 날이라는 이름으로 서해바다를 지키다 숨진 이들을 기념하는 행사를 이어오고 있다. 서해수호의 날은 매년 3월 넷째 금요일로, 올해는 이달 27일이다. 서해수호의 날은 천안함 피격뿐 아니라 2010년 11월23일에 발생한 연평도 포격 사건과 이에 앞서 2002년 6월29일 일어난 제2연평해전의 희생자를 기리는 종합 추모행사다.
특히 올해는 천안함 피격과 연평도 포격 사건 10주기라는 점 때문에 이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행사가 예년보다 규모와 의미가 클 것이라는 게 군 안팎의 예상이었다. 하지만 올해 행사는 서해수호의 날이 제정된 후 가장 작은 규모가 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민관의 행사가 줄줄이 축소·취소되는데다 정부가 이번 서해수호의 날에 큰 관심이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한 정부 관계자는 “올해 서해수호의 날 행사가 예년에 비해 규모가 축소될 전망이고 이와 관련된 내용을 관계 부처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서울경제에 전했다.
그러나 천안함 추모행사 축소가 비단 코로나19 때문만이 아니라 정부의 의지 부족에 기인한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 정부 소식통은 이날 “올해 국가보훈처의 업무보고에서 청산리·봉오동전투 100주년, 6·25전쟁 70주년, 5·18민주화운동 40주년 등의 이야기는 나왔지만 천안함과 연평도는 언급되지 않았다”며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것도 있지만 애초 천안함과 연평도 희생자를 기리는 데는 정부가 관심이 없어 보였다는 지적도 있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짐에 따라 행사 규모를 작게 하는 것이지 정부의 무관심은 결코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일부에서는 올해 서해수호의 날 행사가 아예 취소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지만 행사가 개최되기는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올해 초부터 정부 행사·기념식들이 취소되거나 축소되고 있다”며 “앞서 진행된 정부 행사·기념식을 바탕으로 서해수호의 날 행사에 대한 규모를 어느 정도로 할 것인지 곧 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정욱기자 myk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