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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윤민, “내 삶이 곧 진심”...“마지막 3분까지 최선을 다하자”

전윤민 “망가지는 연기에 자신 있어요”

  • 정다훈 기자
  • 2020-04-13 18:58:00
  • TV·방송
누구에게나 힘든 시기는 있다. 전윤민에게도 그런 때가 있었다. 인생에서 시련은 초등학교 1학년 때인 8살의 나이에 찾아왔다. 직업군인이었던 아버지의 죽음을 경험 한 것. 초코 과자를 사온다고 했던 아빠는 더 이상 볼 수 없었다. 어린 나이었지만 더 이상 아빠 목소리를 들을 수 없다는 사실을 직감하고선, 전화벨이 울리면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고 했다.

갑작스럽게 아빠를 잃고 나자, 소녀는 철이 일찍 들게 됐다. ‘재미있고 유쾌한 시간은 언제든 끝날 수 있다는 사실’을 어린 나이에 알아차리게 됐다. 그렇다고 한 없이 우울에 빠져있진 않았다. ‘순간’의 위대함과 소중함을 알았으니 그만큼 그 ‘순간’을 충실하게 살고자 했다. 그렇게 아빠가 알려주고 떠난 ‘매 순간 최선을 다 하자’란 가르침을 가슴에 새겼다.

“다른 사람보다 매 순간의 소중함을 빨리 알게 됐죠. 제 대화명이 ‘마지막 3분까지 최선을 다하자’ 인데, 그런 경험 탓도 있어요. 사람의 목숨이 가는데 있어선 순서가 없는 거잖아요. 제가 하는 일도 매 순간 최선을 다해서 임하고, 다른 사람에게도 최선을 다해서 잘 하자는 마음으로 살고 있어요. 아빠가 그걸 가르쳐주고 간 것 같아요.“

[인터뷰] 전윤민, “내 삶이 곧 진심”...“마지막 3분까지 최선을 다하자”

[인터뷰] 전윤민, “내 삶이 곧 진심”...“마지막 3분까지 최선을 다하자”

‘끼’가 넘쳤던 그는 고등학생 때 스타제국에서 가수 연습생 시절을 잠시 거쳤다. 2008년 열린 제7회 CMB 친친청소년가요제에 출전해 금상을 거머쥐기도 했다. 하지만 그가 진짜로 하고 싶었던 건 배우의 길이었다. 서울예대 연기과에 진학한 이유도 그 때문이었다. 10대 시절부터 품어온 배우의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그는 끝없는 훈련과 연습을 하며 어려운 시기를 버티고 견뎌냈다. 그리고 배우가 된 지금도 연기의 재미와 고통을 모두 감내하고 있다. 전윤민의 웃음 뒤에는 그런 성장의 과정이 있었다.

그의 첫 소개는 “밸리댄스와 막춤을 잘 추는 전윤민 배우입니다. 만약 궁금하시다면 보여드릴까요” 였다. 망가지는 연기를 잘 하는 배우의 특별한 매력이 묻어나왔다.

2012년 퍼포먼스뮤지컬 ‘비밥’을 시작으로 ‘팍스토리’ ‘보잉보잉’ ‘꽃의 비밀’ 등 무대에 올랐다. 특히 ‘비밥’ 국내 공연 및 해외 공연을 뛰면서 등록금을 손수 벌며 대학교를 다녔던 열혈 학생이기도 하다.

“정말 이 악물고 다녔어요. 사람이 자신이 직접 학비를 벌면서 학교를 다니는거랑, 부모님이 학비 다 대줄테니 다니라고 해서 다니는거랑 다른 것 같아요. 해외 공연 땐 하루 식비로 7만원을 주는데, 그 식비를 아껴서 돈을 모았어요. 배우들에게 제공되는 호텔 조식을 먹고 남은 것 중 주머니에 챙겨 갈 수 있는 음식을 담아서, 점심 저녁으로 먹었거든요. 그만큼 절실하게 학교 생활을 했어요.”


마침내 배우로 무대에 섰을 때 더없이 큰 희열을 느꼈다. 그 희열이 전윤민을 계속해서 연기하게 만들고 있다. 영화 데뷔작은 2013년 개봉한 ‘수상한 그녀’이다. 손수 프로필을 돌린 뒤 오디션을 보고 합격한 케이스다. 이진욱씨 옆에서 잠깐 얼굴을 비추는 알앤비 가수 ‘호빵녀’ 역할이었다. 화장실에서 샤워기를 마이크 삼아 폭발적인 노래를 부르면서 연습했다.

[인터뷰] 전윤민, “내 삶이 곧 진심”...“마지막 3분까지 최선을 다하자”

‘웰메이드 코미디 연극’이라는 호평을 받은 장진 감독의 연극 ‘꽃의 비밀’에선 육감적 몸매를 지닌 간호사 ‘산드라’ 역으로 열연했다. 2016년 앙코르 공연부터 2020년 세 번째 앙코르 공연까지 함께했다. 함께 출연한 배종옥 배우도 인정한 후배 연기자이다.

“선배님께서 항상 윤민이는 처음이랑 모습이 똑같다고 하셨어요. 그 마음으로 살고 또 그 마음으로 배우 생활을 계속 하라고 하셨죠. 배우의 인성에 대해서 중요하게 말씀하셨는데, 그 말을 가슴에 새기고 있어요. 일관성 있게 행동하면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이 생긴다는 깨달음도 얻게 됐어요.”

실제로 만난 전윤민은 섹시한 첫인상과는 달리 바른생활 배우에 가까웠다. 술, 담배를 하지 않고 늘 마인드 컨트롤 및 건강관리를 한단다. 세상의 주목을 받기위해 연기하는 게 아닌, ‘매 순간을 살고 싶어 연기하는 배우이기에 더욱 그러했다. 본인 스스로도 “종종 알쏭달쏭한 매력이 있다는 말을 듣는다”고 말했다.

[인터뷰] 전윤민, “내 삶이 곧 진심”...“마지막 3분까지 최선을 다하자”

어떤 선입견도 없이 ‘순간’을 사는 배우 전윤민. 그는 “매 순간 진심으로 의미 있게 살아서, 연기가 아니라 ‘순간’이 좋았다고 느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실제로 그와의 인터뷰는 매 순간 흥미롭고 진실했다.

“아빠가 하늘나라 가신 뒤, 혼자 계신 엄마에게 재미있는 딸이 되려고 노력했어요. ‘코미디’에 대한 재능은 아빠의 피를 물려 받은 것 같아요. 언젠가 아빠를 만난다면, 이번에 내가 초코 과자를 사서 아빠를 만나고 싶어요. 멘탈이 흔들릴 때마다 대전 현충원을 찾아가요. 아빠 뿐 아니라 많은 분들이 묻혀 계시는 것을 보면서 ‘많은 이들이 이렇게 충직하면서 사시는구나’란 생각에 숙연해지죠. 제가 가지고 있는 좋은 영향을 많은 이들에게 알리고 싶어요. 진심을 담아 연기하는 배우가 되겠습니다.”

[사진=양문숙 기자]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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