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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과 공정은 스포츠의 기본 조건이자 핵심 가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안전에 중대한 위협을 받은 2020도쿄올림픽은 1년 뒤로 연기됐다. 공정성에 심각한 문제를 드러낸 2022카타르월드컵은 어떻게 될까. 제프 블라터 전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은 개최지 변경을 얘기했다.
블라터 전 회장은 16일(한국시간) 독일 스포르트 빌트와 인터뷰에서 “2026년 월드컵 개최지인 미국이라면 시기를 앞당겨서 2022년에 대회를 개최할 여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독일도 가능하지만 2018러시아월드컵에 이어 2회 연속 유럽 개최라는 점이 걸린다. 2022년 대회 개최지로 유럽은 첫 번째 옵션이 아니다”라며 “다행히도 2022년 대회에서는 본선 32개국 체제가 유지되기 때문에 2018년 대회처럼 준비하면 된다. 2022년 유치전에 뛰어들었던 일본도 아마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2026년 월드컵 개최지다. 이때 처음으로 본선 48개국 체제가 도입되기 때문에 많은 경기장이 필요했고, 미국은 멕시코·캐나다와 공동 개최 조건으로 유치전에서 승리했다.
카타르월드컵은 2022년 11~12월 열릴 예정이지만 논란이 많다. 현지의 살인적인 더위를 피해 월드컵 사상 처음으로 6~7월이 아닌 기간에 대회를 열기로 했으나 11~12월이면 유럽 축구리그가 한창인 시기라 협의까지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 경기장 건설노동자들을 둘러싼 인권 침해도 끊임없이 지적받고 있다.
지난 7일에는 카타르월드컵 개최지 선정 과정에서 거액의 뇌물이 오갔다는 구체적인 정황이 드러났다. 미국 뉴욕 동부지방법원에서 공개된 미 연방검찰 기소장에 따르면 니콜라스 레오즈 전 남미축구연맹회장 등 남미 출신 집행위원 3명은 2010년 12월 FIFA 집행위원회 투표에서 카타르를 지지하는 대가로 뒷돈을 받았다. 유치전 승리 때부터 거의 10년간 뇌물 의혹이 끊이지 않던 카타르월드컵은 이번에 처음으로 구체적인 정황이 포착되면서 개최지 변경에 대한 축구계 요구가 더 거세지고 있다. FIFA는 “부정이 사실로 확인되면 제재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카타르월드컵은 코로나19 영향으로 경기장 공사에도 비상이 걸렸다. 16일 AFP통신에 따르면 월드컵 경기장 3곳에서 총 5명(조직위 인력 2명, 현장 노동자 3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월드컵 현장 관련 인원이 양성 반응을 보인 것은 처음이다. 카타르는 월드컵 개최를 위해 7개 경기장을 새로 짓고 있다. 이중 한 곳은 공식 개장을 마쳤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