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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금융도 'C쇼크'...무디스 경고 현실로

코로나 확산 따른 지역경제 침체
BNK·DGB·JB 1분기 순익 14%↓
"중기 대출비중 높아 부실 위험 커"
무디스, 부산·대구 등 지방銀 4곳
지난달부터 신용등급 하향 검토

지방금융도 'C쇼크'...무디스 경고 현실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지역경제를 강타하면서 지방은행과 지방금융지주들의 치명상이 현실화하고 있다. 당장 1·4분기 실적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4개 지방은행의 신용등급 하락 검토에 나섰다. 이미 저금리로 이자수익 감소세가 뚜렷한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지역경제 침체가 연체율을 상승시킬 경우 지방금융지주의 건전성까지 빠르게 악화할 것으로 보여 무디스의 경고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23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BNK·DGB·JB금융의 올해 1·4분기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3,19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735억원과 비교해 14.4%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BNK금융이 -18.4%, DGB금융 -17.8%로 큰 폭의 실적 하락이 예견됐다. 그나마 코로나19의 타격을 덜 입은 JB금융이 3.24%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경북 지역이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컸고, 인접한 부산의 피해도 만만찮아 이들 지역을 연고로 한 BNK금융과 DGB금융은 실적 악화뿐 아니라 거래 기업의 위험에 따른 부실 경보가 울렸다는 분석이다. 무디스는 지난달 부산은행·대구은행·경남은행·제주은행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 검토에 착수했다. 이들 지방은행이 지역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규모가 크다는 이유에서였다.

실제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부산·경남·대구·전북·광주·제주은행 등 6개 지방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기업 대출 잔액은 92조8,92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85조5,909억원으로 전체의 92.1%를 차지했다. 대기업 대출 잔액은 7조3,011억원에 불과했다. 중소기업 대출 중 43.5%(37조2,238억원)는 자영업자 대출로, 코로나19에 가장 취약한 대출이 지방은행에서 상당히 진행된 것이다. 결국 폐업 위기까지 내몰린 자영업자가 늘어날 경우 연체율 상승과 함께 은행 부실도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은행뿐만 아니라 캐피털사의 자금경색도 심각한 상황에서 코로나19가 장기화될 경우 지방금융지주의 버티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많다. 대손충당금 적립률을 봐도 일반 시중은행(120.6%)에 비해 지방은행(97.6%)은 한참 부족하다.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부실여신이 모두 부도가 났을 때 은행이 쌓아놓은 충당금으로 감당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몇 년째 이어진 조선업 부진과 자동차 업계 불황 등으로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시중은행에 비해 부족한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지방은행의 건전성 우려가 확산될 것을 경계하고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도 중소기업 대출 규모가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지방금융이 타격을 받을 경우 리스크 전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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