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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쇼크로 올해 1·4분기 경제성장률이 11년3개월 만에 가장 낮은 -1.4%로 급락했다. 코로나19의 경제적 타격이 지난 3월부터 본격화해 4월 수출이 급감한 것을 고려하면 2·4분기 성장률도 마이너스로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23일 열린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2·4분기부터는 글로벌 경기침체가 본격화하면서 실물·고용충격이 확대될 우려가 점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5면
한국은행은 이날 1·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가 전 분기 대비 1.4% 역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기승을 부린 2008년 4·4분기(-3.3%)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2월 하순부터 확산된 코로나19가 민간소비와 서비스업 생산에 직격탄을 날리며 성장률을 끌어내렸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면서 1·4분기 민간소비는 전기 대비 6.4% 줄었다. 외환위기를 맞은 1998년 1·4분기(-13.8%) 이후 22년 만에 최악의 지표다. 사람과 재화의 이동이 급감하고 소비가 줄면서 운수업,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의 매출도 급감해 서비스 생산은 -2.0%로 역시 1998년 1·4분기(-6.2%) 이후 최대 감소세를 나타냈다. 충격이 예상됐던 1·4분기 수출은 반도체 덕분에 2% 감소에 그쳤고 예산 조기 집행으로 정부 소비는 0.9% 증가했다. 한은은 민간소비 하락세가 전체 실질 GDP를 3.1%포인트 낮췄다고 분석했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코로나19가 1·4분기 성장률을 2% 혹은 그 이상 낮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2·4분기로 한은도 미국·유럽연합(EU)·일본 등의 코로나19 확산이 4월에 본격화해 수출실적 등이 추가로 악화할 가능성에 따라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2분기 연속 역성장은 카드사태 당시인 2003년 1·4분기(-0.7%)와 2·4분기(-0.2%)가 마지막이다. /손철기자 runir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