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손해보험(000400)이 후순위채 수요 확보에 실패했다. 최근 우량기업 위주로 회사채 발행시장이 재개되고 있지만 보수적인 투자 기조가 이어지면서 여전히 살얼음판인 분위기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손해보험은 이날 9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앞두고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대거 미달을 냈다. 희망금리밴드(4.50~5.00%) 내로 매입 주문을 넣은 기관은 1곳에 그쳤다. 다만 주관사인 메리츠종금증권과 총액인수 계약을 맺어 자금 조달은 계획대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손보는 자본건전성 확보를 위해 이번 후순위채 발행을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 통상적으로 채권은 부채로 인식되지만 후순위채는 일정 기간 자본으로 인정된다. 만기가 5년 미만으로 남았을 때부터 자본으로 인정되는 금액이 매년 20%씩 줄어든다. 회사는 지난해 후순위채 500억원어치를 상환했으며 400억원 규모 후순위채의 자본 차감이 진행 중이다.
최근 몇 년간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보험사들은 운용수익률 저하에 시달리고 있다. 롯데손해보험은 지난해 당기순손실 526억원을 기록하면서 지난 2013년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과 장기보험 사업비가 상승한 탓이다. 롯데에서 JKL파트너스로 대주주가 변경되면서 매각위로금과 명예퇴직금 손실도 컸다. 그룹 지원 가능성이 배제되면서 신용등급도 한 단계 떨어졌다. 현재 롯데손해보험의 장기신용등급은 A-, 신종자본증권 등급은 이보다 한 단계 낮은 BBB+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업 펀더멘털 우려가 짙어지면서 우량채 위주로 시장의 투심이 쏠리고 있다”며 “당분간 발행시장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