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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제한됐던 군인들의 외출이 24일부터 가능해진다. 장병들의 출타 제한에 군인 남자친구와 ‘고무신’ 커플이 만나지 못해 헤어지는 ‘코로나 이별’ 현상이 해소될 수 있게 된 것이다. 다만 육해공 군별로 외출 허용 조건이 다르고 지휘관에 따라 관리 방식에도 차이가 있어 외출은 물론 휴가까지 군인들의 출타 제한을 전면 해제해 달라는 목소리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국방부에 따르면 이날부터 장병들의 외출이 단계적으로 허용된다. 국방부는 군 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 2월 22일부터 전군에 외출, 외박, 휴가 통제 지시를 내렸는데 2개월 여 만에 해당 조치가 완화되는 것이다. 이번 출타 제한 완화는 장기간의 고강도 통제로 장병들의 스트레스가 한계치에 도달했고 일일 확진자 수가 줄어드는 등 코로나19 상황이 개선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모든 군에서 이번 조치가 시행되는 것은 아니고 시행일 기준 7일 이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없는 지역에 한해 현장 지휘관의 판단에 따라 군인들의 외출이 가능해진다.
장병들의 외출 가능 조치는 군인 남자친구를 둔 고무신에 큰 희소식이다. 코로나19 여파에 연인과 만남이 전면 차단되면서 코로나 이별’이라는 말까지 유행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가입자 수가 5만 명에 달하는 ‘곰신 카페’ 등 현역 장병들의 여자친구들이 모인 인터넷 카페에서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군인들의 휴가와 외박을 풀어달라는 캠페인이 벌어지기도 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는 출타 제한을 완화해달라는 ‘군인은 사람이 아닙니까?’라는 게시물이 올라와 4,000명에 달하는 시민들의 동의를 얻기도 했다.
문제는 이번 장병 외출 제한 완화가 모든 군에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해군의 경우 밀폐된 함정 근무 특성을 고려해 코로나19 동향을 향후 추가 검토해 허용 시기를 정하기로 했다. 또한 국방부가 외출 시행 조건에 ‘지휘관의 판단’을 넣은 것도 변수라는 지적이다. 어떤 상관을 두느냐에 따라 군인들의 외출 여부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군과 달리 전면적 출타 제한을 하지 않은 의경에서도 코로나 확산 국면에서 지역별로 외출·휴가 조치가 차이가 컸다. 의경과 달리 코로나19 기간 동안 전면적으로 출타를 금지한 만큼 장병들의 영외활동 수요가 높아 지휘관 입장에서 외출을 어디까지 허용해야 할지 고민도 클 것으로 우려된다.
곰신 카페에서는 장병들의 출타 완화 조치가 외출에 이어 외박이나 휴가 같이 장기 영외활동 허용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특히 코로나19 국면에서 업무 활동 중 직접 시민들을 만나는 의경들의 전면 출타 제한은 없었지만 군만 장병들을 대상으로 강화된 조치를 시행해 이에 대한 불만도 함께 제기된다. 곰신 카페의 한 게시글을 살펴보면 “군인들은 국방부 소속이라 민원을 넣으면 보복을 당한다”며 “우리가 힘을 모아 단계적 출타 제한 해제를 청원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의경은 군인과 같이 병역 대상자들이 지원해 복무하지만 경찰청 소속이기 때문에 외출·휴가 등에서도 국방부와 다른 지휘를 받는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