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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엔지니어링(028050)의 ‘기본설계(FEED)에서 설계·조달·시공(EPC)까지’라는 전략이 적중했다. 연달아 세계 주요 화공 플랜트 수주 계약을 따내는 건 기본, 매년 가파른 실적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17일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엔지니어링의 올 한해 매출 전망은 8조 6034억 원, 영업이익은 6271억 원으로 추산된다. 매출은 지난해 7조 4867억 원 대비 14.9% 증가하고 영업이익도 5033억 원 보다 24.6% 급증한 수치다. 이 같은 실적 개선세는 2023년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증권사들은 2023년 삼성엔지니어링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8조 7481억 원, 6505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실적 개선을 이끄는 건 ‘FEED to EPC’ 전략이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FEED(Front End Engineering Design)는 우리 말로 기본설계로, 플랜트 전체의 틀을 정하고 설계와 견적의 기초를 설정하는 작업이다”며 “프로젝트 초기부터 발주처와 활발한 네트워킹, 높은 프로세스 이해도를 통해 본사업인 EPC 마케팅에 우위를 점하는 게 FEED to EPC 전략이다”고 설명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EPC 입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FEED 분야에서 대안을 찾았다. 2017년 첫 FEED 수행 후 수많은 프로젝트 경험을 축적했다. 결실도 맺었다. 지난 12일 삼성엔지니어링은 말레이시아에서 대형 가스 플랜트를 수주하는데 성공했다. 글로벌 에너지 기업인 셸의 자회사 사라왁 셸(Sarawak Shell)이 발주한 8900억 원 규모 프로젝트를 수주한 것이다. 이 프로젝트에서 삼성엔지니어링은 FEED를 수행했는데 여기서 쌓은 신뢰로 EPC 수주까지 이어졌다는 전언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의 호실적 행보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터키와 인도네시아 등지서 신규 FEED 수주를 연이어 따내면서다. 미국 텍사스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에서도 FEED에 이어 설계 업무를 수행하면서 EPC 수주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중동, 아시아 지역에서도 FEED 수주전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겠다는 포부를 비쳤다. 한국투자증권 강경태 연구원은 “유가 상승과 삼성엔지니어링 간 연결 고리는 산유국 재정 여건 개선으로 공사 발주량이 증가한다는 기대감이다”며 “하반기는 수주 기대감이 현실화되는 시기로 단독 혹은 컨소시엄을 꾸려 가격을 써낸 후 발주처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프로젝트는 총 8개, 8.5조 원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미래 변화에도 대비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 친환경 플랜트 등 차세대 먹거리 확보를 위한 투자를 아낌없이 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디지털 전환, 자동화, 모듈화 등을 기반으로 한 혁신을 진행 중이다”며 “설계·조달·공사의 각 부분을 자동화하고 이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연계함으로써 생산성과 품질을 혁신, 효과적인 스케줄 관리를 선보이는 것은 물론 안전관리도 강화하겠다 ”고 밝혔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이를 위해 사업수행혁신 분야에 72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공시했다.
신사업인 그린 솔루션·환경 인프라도 육성한다. 수소·탄소 중립을 가능케 하는 그린솔루션 사업은 한창 진행 중이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화공플랜트 기술력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국내외 수소프로젝트 개발과 플랜트 건설, 해외 청정수소 도입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1년 3월, 삼성벤처투자 신기술투자조합에 300억 원 출자하기도 했다. 수소와 탄소중립 분야 유망 벤처회사에 투자, 협업을 통한 기술 선점과 상용화, 사업화에 나서기 위해서다. 각 분야별 기술과 경험을 보유한 국내외 글로벌 기업들과의 전략적 제휴, 협업을 통한 기술확보와 시장 선점을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기술 기업인 베이커휴즈와 탄소·수소 협력, 롯데케미칼?포스코와 국내외 수소개발 파트너십, 석유공사와 저탄소?수소 암모니아 사업 협업 등을 체결한 게 대표적이다.